"송이 무단채취 안됩니다" 강원지역 산 곳곳에 '빨간 줄'

입력 2016. 9. 28. 06:34 수정 2016. 9. 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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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강원 강릉시 성산면에서 왕산면 방면으로 가는 도로 주변의 산에는 도로를 따라 길게 빨간 줄이 처져 있다.

보통 물건을 묶을 때 쓰는 이런 빨간 줄은 산 입구에 대략 3㎞나 이어져 있다.

경사진 곳은 물론 사람이 산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줄이 가로막고 있다.

이곳에는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도 4개나 설치돼 있다.

강릉시 연곡면, 사천면 등의 도로변 산에도 이런 빨간 줄이 길게 처져 있다.

요즘 강릉과 양양, 삼척 등 동해안 지역의 산에는 이처럼 빨간 줄이 쳐 있는 산이 많아 외지 운전자를 갸우뚱하게 한다.

가을 귀물인 송이가 나는 산에는 대부분 이런 금줄이 처져 있다.

송이 철을 맞아 무단침입을 막기 위해 산주들이 사실상 끈으로 울타리를 친 것이다.

현수막에는 '이 지역에서 송이를 불법 채취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경고 내용이 들어있다.

동호회나 등산객, 전문 채취꾼의 불법 송이 채취가 예상돼 이를 막기 위한 것이다.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값비싼 송이를 보호하려는 주민들의 눈물겨운 노력이다.

금줄을 쳐 놓은 산 입구에 임시 천막을 쳐 놓은 곳도 있다.

주민들이 주·야간으로 무단 입산자를 감시하고 주민이 직접 채취한 송이를 팔기도 하는 곳이다.

산에는 줄을 2겹으로 쳐 놓은 곳도 있다.

주민 김모(62·강릉시 성산면) 씨는 "송이 산에 몰래 들어와 불법 채취하는 것도 문제지만 송이가 나는 곳을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와 마구 밟고 돌아다니면 송이 생산을 아예 망칠 수도 있어 긴장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송이를 보호하려는 주민들의 노력은 눈물겨워 일부에서는 텐트, 천막을 치고 지키거나 야간 순찰을 하기도 한다.

주·야간 힘들게 송이 산을 지키는 것은 ㎏당 수십만 원에 이르는 높은 송이값 때문이다.

개인산이 아닌 국유림이라고 허락 없이 함부로 들어가면 처벌받는다.

산림청이 인접 송이 산을 지역주민에게 양도, 지역주민의 농가소득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 권모(56 강릉시 연곡면) 씨는 "줄 치고 현수막을 붙이며 송이 산을 지키느라 힘들다"라며 "그래도 몰래 산에 들어가는 사람이 많은데 송이 등 임산물 불법 채취는 절도 행위기 때문에 절대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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