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집회 동원 알바 장부' 공개돼 파문..일당은 2만원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입력 2016. 4. 11. 15:08 수정 2016. 4. 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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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종북 규탄’ 집회에 참여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정지윤기자

어버이연합이 지난 2014년 세월호 반대 집회를 하며 탈북자들을 대거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게는 일당이 지급됐다.

2014년 세월호 참사 관련 추모행사가 이어질 당시 이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어 비난을 받은 어버이연합이 탈북자 1200여명을 일당 2만원씩에 고용해 집회에 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11일 <시사저널>이 보도했다. 매체는 이들이 단독 입수한 ‘어버이연합 집회 회계장부’를 분석한 결과라고 밝혔다.

입수된 장부에는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집회에 동원된 탈북자의 전체 수는 물론 개개인의 이름과 계좌번호, 지급된 일당까지 날짜별로 상세히 기록돼 있다.

어버이연합이 연 총 39회의 세월호 반대 집회 중 일당 2만원을 받고 고용된 탈북자 수는 1259명, 지급된 액수는 모두 2518만원이다. 같은 기간 어버이연합이 참여한 각종 집회는 102회로, 세월호 반대 집회는 약 40%에 이른다.

보도에 따르면 집회에 고용된 탈북자는 평균 50~80명이었으며 2014년 5월10일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 앞에서 열린 ‘세월호 선동 세력 규탄 집회’에는 가장 많은 193명이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버이연합은 세월호 반대 집회 외 다른 관제 집회에도 막대한 ‘동원 알바비’를 사용했다.

장부를 보면 세월호 반대 집회를 비롯한 모든 집회의 알바비는 4월 480만원, 5월 1698만원, 6월 1684만원, 7월 1466만원, 8월 1000만원, 9월 664만원, 10월 484만원, 11월 638만원으로 총 8114만원이 이들의 ‘동원 알바비’로 사용됐다.

하지만 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어버이연합은 크게 회장, 고문, 부회장, 공동대표, 사무총장, 실무 국장 아래 2000여 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어버이연합의 실무를 대부분 처리하고 있는 추선희 사무총장은 과거 자유네티즌구국연합과 박정희 대통령 바로 알기 등의 단체에서 활동한 바 있다.

세월호 반대 집회 알바 모집 역시 추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추 사무총장아래에는 탈북자들을 모집하고 일당을 지급하는 이른바 ‘총책’이 있으며 총책 밑으로 다시 지부장 6~7명이 있는데 탈북자들이 모여 있는 인천·광명·송파·가양·양천·상계·중계 등을 관리한다. 총책과 지부장은 모두 탈북자 출신들이다.

익명을 요구한 어버이연합 핵심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돈은 어버이연합 지도부가 총책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하며 “대부분 현금이고 일부는 차명계좌를 이용하기도 했다. 현금으로 전달되다 보니 이 돈이 어떻게 마련됐는지 자금 출처가 어딘지는 지도부만이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2년 자유총연맹이 어버이연합 상임고문 조 아무개씨의 100세 잔치에 1400만원을 지원해 이 중 934만원이 급식비로 지출됐다”며 “두 단체의 주요 집회 내용과 시점이 일치하는 점으로 보아 자유총연맹이 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종문 어버이연합 부회장은 해당 매체에 “자금과 관련한 일은 추 사무총장이 전담하고 있다. 심회장도 이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선을 그은 뒤 “집회에 탈북자들을 동원한 일도 추 사무총장만이 답변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추 사무총장의 답변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8일 현재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시사저널>은 덧붙였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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