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도입하려는 'F-35A', 다른 나라선 구매 취소 속출

2013. 11. 1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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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伊 선주문 물량 대폭 축소.. 터키·加 등도 도입 전면 재검토"가격 비싸 구매 시점 저울질" 군당국 수의계약 구매 강행에 "막대한 부담 안게 될 것" 지적

한국에선 차기전투기(F-X) 기종으로 F-35A(사진)가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이지만 다른 나라에선 선주문한 F-35 구매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과 공동으로 F-35를 개발한 영국은 당초 공군용 F-35A 138대를 구매키로 했으나 자국 내 생산을 조건으로 해병대용 F-35B 50대만 구매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캐나다는 65대의 F-35A를 도입하려다 현재 직구매방식을 전면 재검토 중이며, 이탈리아는 공군용과 해병대용으로 모두 131대의 F-35를 주문했으나 90대로 도입 물량을 줄였다.

네덜란드 역시 선주문한 F-35A 85대 가운데 37대분 예산만 확보, 구매대수를 축소했고 터키는 100대를 도입하기로 했다가 주문 물량을 전부 취소했다.

심지어는 F-35 개발국가인 미국마저도 도입 예정물량 중에서 426대를 취소했다.

그 배경엔 천문학적인 기체 가격 인상과 개발 중인 전투기란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F-35 구매를 원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미국과 JSF 프로젝트를 통해 F-35 개발에 참여한 국가들"이라면서 "하지만 F-35의 성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고 가격이 워낙 비싼 탓에 구매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투기 개발사업인 JSF(통합타격전투기) 프로젝트에는 미국을 포함해 영국,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터키 등 9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 구매 취소와 연기가 잇따르는 기종을 우리 군당국이 수의계약을 통해 완제품을 들여오려는 데 대해 국내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작지 않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F-35는 미국에서 개발하기 시작한 지 20년 정도 지났지만 현재 30% 정도만 개발됐을 뿐 단 한 대도 전력화되지 못하고 있는 전투기"라며 "특히 미 의회가 시제기의 잦은 고장과 일정 지연,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주문 취소를 압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한국이 공개경쟁을 외면한 채 수의계약을 통해 F-35를 선택할 경우 막대한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구매의사를 밝힌 일본이 지불한 가격은 대당 2억4000만달러였다. 당초 예상했던 7000만달러의 3배가 넘는 가격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4대만 선구매하고 나머지 물량은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우리 돈으로 대당 2600억원이 넘어 예정된 60대를 구매하려면 16조원 가까운 비용이 소요된다. 8조3000억원으로 묶인 F-X 총사업비로는 30여대밖에 구입할 수 없다.

또 다른 문제점은 F-35A의 수의계약 구매를 강행할 경우 기술이전과 절충교역은 물론 F-X 사업과 연계한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의 발전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F-35가 현재 개발 중인 전투기라는 이유로 미 정부가 보증해주지 않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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