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국민행복시대'

박병률 기자 2015. 9. 22.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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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2년차' 인 작년 정신·육체적 행복감 떨어져 17개 시·도 중 16곳 "더 우울"

박근혜 정부 2년차인 지난해 ‘정신적·육체적 행복감’이 전년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와 비교해볼 때 전국 17개 시·도 중 12곳 주민들은 스트레스가 더 늘어났다고 느끼고 있었다.

또 대전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는 우울감을 경험한 주민들이 늘었다.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 주민들은 자신의 건강이 예전보다 나빠졌다고 생각했다. 박근혜 정부의 출범 모토였던 ‘국민행복시대’가 더 멀어졌다는 의미다.

21일 통계청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지역정책과 주민생활과 관련된 9개 분야·22개 지표를 보면, 지난해 스트레스 인지율은 12개 시·도에서 전년보다 높아졌다. 스트레스 인지율이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

피감 공무원들에겐 ‘헬국감’국회에서 21일 실시된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회의실 밖에서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신문지를 깔고 앉아 있다. 이날 산자위 국정감사는 한국가스공사 등 8개 기관을 상대로 진행됐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울산이 전년보다 4.7%포인트 높아져 가장 많이 뛰었고 경북, 경남, 부산·인천·전남 순으로 전년보다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통상 경기가 나빠지면 주민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으로는 공동체에서 느끼는 유대감, 가족에게서 받는 친밀감이 떨어질 때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간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주민 10명 중 3명이 일상에서 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비싼 집값, 높은 물가, 과도한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주민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세종시였다. 2012년 입주가 시작된 행복도시의 도시기반시설이 차츰 갖춰지면서 주민들의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울감 경험률은 대전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모두 올랐다. 전년에 비해 강원(2.3%포인트)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충북·충남, 광주, 제주·울산 등도 우울감을 느낀 주민들이 1년 사이 많이 늘어났다. 우울감 경험률이란 지난 1년간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슬픔이나 절망감을 경험한 사람들의 비율을 말한다.

스트레스 인지율과 우울감 경험률은 대표적인 정신건강 지수로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행복감은 떨어진다.

흡연을 멀리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흡연율은 떨어진 곳이 많았지만 음주율은 높아진 곳이 많았다. 13개 시·도에서 음주율이 증가했고 전년보다 하락한 곳은 4곳에 불과했다. 충남(4.1%포인트), 인천(3.5%포인트)에서 음주율이 전년보다 많이 올랐다.

‘나는 건강하다’고 느끼는 주관적 건강수준 인지율은 지난해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전년보다 떨어졌다. 자신이 건강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강원, 전남, 경북 등에서 전년 대비 많이 하락했다.

최광현 한세대 가족상담학과 교수는 “서민경제가 좋지 못해 생존 위기에 몰린 가정들이 많은 데다 끝이 없는 경쟁에 노출되다 보니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늘어나고 있다”며 “사회안전망이 갖춰지지 못하면 성장만으로 행복감을 높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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