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진 전 국편위원장 "검인정 교과서 이미 청와대가 검토해"

김진우 기자 2015. 10. 30. 11: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좌편향이라고 주장하는 현재의 한국사 검인정 교과서가 이미 박근혜 정부 초기 청와대의 검토를 거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역임한 이태진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72)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정부 초기에 검인정 작업 심사가 일단 끝났을 때도 청와대 교문수석실에서 한 부를 가져가서 한 열흘간 검토를 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그러니까 아주 좌편향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그런 책은 객관적으로 볼 때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런 것이 남아 있으면 고치면 되는데 그걸 꼬투리로 해서 제도를 바꾸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인 2010년 9월부터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9월까지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냈다.

이 교수는 국사편찬위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교수들을 모아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과거의 예로 보면 정권의 영향이라는 건 완전히 배제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가 2년 남아있는데 (국정교과서) 만드는 데 2년을 지금 쓰겠다는 거로 그 결과에 대해 검증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정화 반대세력이 북한의 지령을 받고 있다’라는 새누리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지금 교과서에 그런 게 나와 있는 것 없다”면서 “문제가 있으면 같은 새누리당 정권이 그걸 계승해가지고 고치는 것이 더 빠르지, 지금 제도 자체를 바꾸니까 이건 민주주의에 역행한다고 해서 사회적인 반발이 굉장히 심해지지 않나”라고 했다.

이 교수는 “단일 교과서가 되면 국가적 입장에서 기술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일본에 대해서 강한 비판을 담아야 하는데 일본이 외교적으로 그것을 문제 삼을 수 있는 그런 우려가 있고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