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더민주, 기껏 폭로전 하려고 조응천 김병기 데려왔나

2016. 5. 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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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20대 총선에 당선된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을 거론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권의 내부 상황을 알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국정 운영 기조가 아니면 하나씩 터뜨리겠다. 조응천 당선자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더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표가 정치판에 끌어들인 두 사람을 폭로 정국 조성용으로 써먹겠다고 하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인터뷰 발언이 논란이 되자 우 원내대표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당장 정치적으로 활용할 생각은 없다”면서 “비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바로잡자는 취지”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두 사람이 재직 중 파악한 민감한 사실을 폭로해 정부에 타격을 줌으로써 정국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중을 무심코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조 당선자는 검찰 출신으로 청와대 핵심 보직에 있었다. 2014년에는 ‘청와대 문건’ 작성 및 유출 파문을 일으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김 당선자도 국정원 핵심 간부 출신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정권 내부의 치부를 폭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정원 직원은 국정원법에 따라 퇴직 후에도 직업상 알게 된 정보를 발설해서는 안 된다. 물론 청와대나 국정원이 국법에 어긋나는 일을 한 경우에는 내부고발자의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야당 의원으로 신분이 바뀐 상황에서 돌발 폭로의 순수성을 인정해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운동권 출신이 원내대표에 오르면서 더민주당의 고질인 운동권 체질의 정치가 좀비처럼 되살아날 것이라는 우려가 짙다. 이런 와중에 폭로정치 예고편까지 나오니 걱정스럽다. 나라 안팎은 정치가 진흙탕에서 뒹굴어도 될 만큼 한가롭지 않다. 더민주당이 실사구시(實事求是)로 쇄신의 길로 갈지 유심히 지켜보는 국민이 많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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