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송로버섯' 오찬 두고 뒷말.. "민심 너머 궁전의 식탁"

김진우 기자 입력 2016. 8. 14. 14:47 수정 2016. 8. 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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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의 지난 11일 청와대 오찬 메뉴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여권이 강조하고 있는 안보·경제 복합위기 상황에, 살인적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이 고통받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초호화 메뉴 아니냐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를 초청한 오찬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한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당시 오찬 메뉴로는 송로버섯, 샥스핀찜, 바닷가재, 캐비어샐러드, 한우갈비, 농성어 등 고급 재료들이 나왔다. 특히 송로버섯은 포와그라(거위 간 요리), 캐비어(철갑상어 알)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손꼽히는 음식이다.

전우용 한양대 동아시아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초청 청와대 오찬에 캐비어, 송로버섯 등 초호화 메뉴…. 저런 거 먹으면서 서민 가정 전기료 6000원 깎아 주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했다는 거군요. 고작 몇 천 원 가지고 징징대는 서민들이 얼마나 찌질하게 보였을까?”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조선시대 임금도 가뭄, 혹서 등으로 백성이 고생할 땐 ‘감선령’을 내렸다. 임금 밥상에 올리는 반찬 가짓수를 줄이라는 것이다”라며 “고통을 분담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백성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조선시대 임금도 알았다”고 덧붙였다.

시사평론가 유창선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본 것은, 민심의 강 건너에 있는 궁전의 식탁이었다”고 적었다. 유씨는 “송로버섯 식탁에서 읽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메시지는 국민의 눈에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자신들끼리 반기고 즐거우면 그만이고, 그 광경이 지난 총선에서 친박을 심판했던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쳐질지는 안중에 없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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