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무 현상'에 빠진 새누리.. 집권여당 맞아?

2016. 9. 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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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10인 복당 건 놓고 잡음/우병우·송희영 의혹에 침묵/내년 대선 관련 움직임 없어/인사청문회 사상 첫 보이콧

집권여당 새누리당이 무대책·무기력·무책임의 ‘3무 현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여준 자중지란은 당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한 10인의 복당 건을 논의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이정현 대표가 복당 건을 만장일치로 처리하려 하자 같은 친박계인 이장우 최고위원이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반대했다고 한다. 당선을 위해 탈당한 사람을 어떻게 곧바로 다시 받아주냐는 주장이다.

이 대표 설득에도 이 최고위원은 “나는 반대하니 투표라도 하자”고 반대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이 대표가 전례에 없었다며 바로 복당 건을 통과시키려 하자 화를 내며 도중에 회의장을 나갔다. 사소한 문제를 놓고도 계파 내부에서조차 조율이 안 되는 상황이 드러난 것이다. 한 수도권 중진의원은 “난장판이 따로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주요 현안에 대해 제대로 입장표명을 안 해 ‘무소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논평이나 지도부의 언급이 없다. 우 수석 의혹에서 불거진 청와대와 조선일보 간 전면전에서도 새누리당은 별다른 논평 없이 침묵하고 있다. 정무적 사안에 대해 무기력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운데)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왼쪽)와 조원진 최고위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개회를 알리고 있다.
이제원 기자
이는 대선 경쟁에 대한 지도부의 ‘무대책’과도 연결된다.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이 대권 도전 발언을 내놓으며 여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새누리당 내에서는 제대로 된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김무성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후보군의 이름이 간간이 거론되지만 여당 의원들의 눈길은 아직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쏠려 있다.

대선 레이스를 관리해야 하는 당 지도부는 경선 방식 등에 대한 논의에도 착수하지 않고 있다.

집권여당에 걸맞지 않은 무책임하고 안일한 태도도 보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했다. 집권여당 의원들이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고, 야당 의원들만으로 회의가 진행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연이틀 벌어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2시 정기국회 개원식 도중 정세균 국회의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회의 도중 퇴장했는데, 정작 정 의장의 개회사는 오전 중에 출입기자들에게 엠바고(보도시점 유예)를 전제로 배포된 상태였다. 더민주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면 사전에 점검하고 회의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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