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정부 합동으로 최순실씨 돈벌이 도왔다" 증언 나와

강신우 기자 입력 2016. 10. 27. 20:24 수정 2016. 10. 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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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김종 문체부 차관 등이, 더블루케이 모임에 참석 - 조아무개 더블루케이 전 대표 밝혀
최순실씨가 독일에 세운 개인 회사 ‘더블루케이’ 사무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상률 청와대 전 교육문화수석,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청와대와 정부가 합동으로 최순실씨의 개인 회사인 더블루케이의 돈벌이를 위해 직접 관여해 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겨레와 JTBC는 27일 “조아무개 더블루케이 전 대표가 지난 3월 8일 스위스 누슬리사와 사업 추진을 두고 미팅 하는 자리에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종 차관이 참석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안종범 수석은 최근 국회에 나와 “최순실씨를 아느냐”는 질문에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한 바 있다.

지난 3월 8일 자리는 더블루케이가 스위스의 스포츠시설 전문 건설회사인 누슬리사의 한국 영업권을 갖는 양해각서 체결을 논의하는 모임이었다고 조 전 대표는 덧붙였다.

조 전 대표는 또한 “최순실씨의 지시를 받고 (올해) 1월 20일 김종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을 만나 회사의 사업계획 등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날은 더블루케이가 세워진 지 불과 일주일 전이다.

또한 회사 설립 6일 뒤인 26일에는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김종 차관을 만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차관과 만나 더블루케이가 한국관광공사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장애인 펜싱단 창단 사업을 따내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JTBC는 김종 차관은 이에 대해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덕담을 나누는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한겨레가 27일 보도한 조아무개 더블루케이 전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왜 인터뷰에 나서게 됐나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최순씨와 엮인 피의자처럼 비치는 것에 대한 답답함이 있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오늘 참고인 조사를 받고있는 정현식 케이스포츠 사무총장 등을 비롯해 참 많은 이들이 피해자다. 좋은 의도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사업에 참여하고 싶었고 이런 일이 뒤에 있는 줄은 몰랐다. 심지어 내가 알던 최회장이 최순실씨라는 사실도 이후 보도를 통해 알게됐다.”

-더블루케이의 실소유주는 누구인가?

“실소유주는 최서원(최순실씨의 개명 후 이름) 회장이 맞다”

-더블루케이의 주주명부에는 대표님을 비롯해 다른 사람들의 이름이 올라있다.

“최회장이 돈을 냈고, 다른 이들은 명의만 빌려줬다. 법인 등기할 때 주식 포기각서를 받았다. 그걸 써줬으면 좋겠다고 최회장이 말했다. 당연히 써줬다. 돈댄 사람이 최순실씨였으니까. 명의는 내이름이지만 포기각서를 가진 사람이 주인이지 않나.”

-순차적으로 이야기해보자.

“1월20일 김상률 청와대 전 교육문화수석과 서울 달개비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앞서 15~16일께 최회장이 그랜드카지노레저(GKL) 이란 업체에 스포츠단 펜싱, 배드민턴 선수단 창단 제안서를 만들라고 해서 만들었다. 그걸 가지고 어디론가 제 명함을 끼워 가져 가셨다. 어디로 가져갔는지는 모른다. 가져갈 데가 있다며 가져갔다.

19일 교육문화비서관실에서 전화가 왔다. 내일 교문수석께서 블루케이 대표이사를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약속하고 나가기로 했다. 그날 저녁 문자로 최회장님께 보고를 했다. 내일 교문수석 만날 때 혼자 나가지 말고 케이스포츠 재단의 박헌영 과장을 반드시 데리고 가라고 했다. ‘반드시’라는 말을 강조했다.”

-교문수석에게 전화오기 전 최순실씨의 이야기는 있었나?

“그냥 어디서 전화올거니 잘 받으란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수석과는 무슨 이야기를 했나?

“사업계획 등을 수석이 물었지만 4일밖에 안된 회사가 사업계획이 있겠나. 이런저런 간단한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그럼 구정지나면 사업계획이 어느정도 완성이 되겠네요’ 하시길래. ‘그럴 수도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수석 쪽에서 구정 지난 다음에 한 번 다시 보자고 했지만 그 이후 전화는 없었다. ”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언제 처음 접촉했나?

“22일에 전화가 왔다. 청와대 경제수석 안종범입니다 했다. 그러더니, ‘GKL 사장께서 전화할테니 모르는 전화가 와도 받아서 미팅날짜를 잡아서 일을 진행하면 됩니다’라고 했다. 실제로 GKL에서 이틀 뒤 전화가 왔다.

GKL도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GKL이 갑이어야 하는데, 조그마한 더블루케이가 갑인 입장에서 덤벼들고 했으니 압력 받았다고 느꼈을 수 있다.”

-김종 차관과는 언제 처음 접촉했나?

“1월26일 프라자 호텔에서다. 케이스포츠재단 사람들과 함께 갔다. 거기에 안종범 수석과 함께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있었다. 가서 이야기 한 미팅내용은 특별한게 없고 소개하는 정도였다. 안수석이 “이분이 김종차관님입니다” 소개하면, 그 다음은 우리쪽에서 “저는 누구 입니다” 했다. 안수석께서는 김종차관이 체육계 잘 아시는 분이니까. 우리보고 질문도 많이하고 김종차관도 잘 이끌어 줄 거라고 말씀하시고는 먼저 나갔다.

그 다음 김종 차관과 30분정도 이야기했다. ”

-무슨 이야기를 했나?

“나나 정현식 전 케이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나 체육분야에 대해서는 잘 모르다보니 체육에 대해 가르쳐주는 시간이었다. 체육계 현황 같은 부분.”

-체육계 이끄는 차관이 보고 또는 강연을 해준 셈이었나?

“그렇다”

-최순실씨가 이런 만남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나?

“이후에 만남 보고를 했다. 그러니 간단히 ‘알았다’하고 끝났다.”

-3월에 있었던 스위스 체육시설 건설업체 누슬리사와의 미팅은 어땠나?

“이 자리에 누슬리사에서 3명의 임원이 오고, 더블루케이와 케이스포츠재단 사람이 참석했다. 안종범 수석과 김종차관이 시차를 두고 들렀다. 더블루케이가 누슬리의 한국 영업권을 갖는 협약을 맺는 자리였다.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그때는 이미 회사를 떠나기로 마음 먹은 상태였다.”

-민간기업들은 어떤 곳을 만났나?

“케이티 경영연구소장과 3월11일, 포스코 경영지원 상무와는 그 나흘 뒤 봤다. 방식은 비슷했다. 케이티의 경우 최회장이 제안서를 만들라고 해서 만들었다. 내용자체는 내가 봐도 부실했다. 최회장이 가지고 간다. 그러자 1주일정도 지나서 케이티 쪽에서 먼저 보자고 전화가 왔다.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알고싶다’는 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포스코에 보낼 스포츠 선수단 제안서도 만들라고 했다. 만들어 놓으면 최회장이 가져간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포스코 쪽에서 전화가 온다.”

-그게 최회장이 힘을 쓴거라고 생각했나?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청와대부터 민간기업 임원들까지 먼저 우리에게 전화했다. 이건 내가 회사를 나오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이기도 하다.”

-무슨 의미인가?

“평생 가도 전화 못 받을 그런 사람들한테 전화가 먼저 느닷없이 오고, 관심을 표하고···. 이런 관심이 꺼림칙했다. 높은 사람들 사이에서 권력을 이용해 이 과정이 이뤄지는구나 생각 했다. 그래서 오래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고객사에 우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받으려면 제안을 낸다. 일반적으로는 제안 내는 내가 을이고 상대방이 갑이지 않나. 그게 정상적인 프로세스스라고 생각하는데 최 회장이나 고영태 상무의 기본적인 생각은 늘 제안은 내가 하지만 내가 갑이고 상대방은 을이라는 것이었다”

-고영태 더블루케이 상무와 박헌영 케이스포츠 재단 과장은 어떤 인물이었나?

“고 상무와 최회장과의 관계는 회장과 부하 직원으로 저는 느꼈다. 특히 펜싱부분에 대한 계획서 짤 때 아이디어를 내거나했다. 어디 구해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체육과 관련한 자료들이 정말 많이 있더라. 정부 자료일 수도 있고, 학교 자료일 수도 있고 정확친 않다. 아무튼 작은 우리회사에 있기에는 중요한 자료들이 많았다.”

“박헌영과장은 문서작업을 다했다. 그런데 케이스포츠 재단 사람인데 우리 회사에 있었다. 노승일 부장도 그랬다. 사람이 더 채용 될 때까지만 여기서 일을 하라고 최회장이 지시했다. 물론 최회장 지시를 받아서 케이스포츠재단 일도 많이했다. 그 와중에 블루케이 업무도 해야했으니···. 최 회장을 위해서 일을 하느라 무척바빴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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