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측, 사정·수사정보까지 들여다봤나

박상준 2016. 10. 29.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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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재단, 롯데서 70억 후원금

롯데 수사 본격화 며칠 전 반환

우상호, 제보자로 우병우 지목

“증거 인멸 전 靑 등 압수수색을”

최순실(60)씨와 그 측근들이 검찰 등 사정 당국의 수사정보까지 들여다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씨가 설립을 주도한 K스포츠재단 측이 롯데그룹에서 70억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받아낸 뒤 검찰의 압수수색 며칠 전 돌려준 배경을 의심했다. 우 대표는 “롯데 수사가 이뤄질 것을 (K스포츠) 재단이 알고 돈을 반환했다”며 “이를 미리 알려줄 사람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롯데 수사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만큼 이를 사전에 파악 가능한 곳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우 원내 대표는 “재단이 받은 돈을 먼저 돌려주는 믿을 수 없는 일은 결국 (수사에서) 사달이 날까 봐 그런 것”이라며 “이래서 정경유착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한 인사도 “롯데 측에서 문제 삼을 상황도 아닌데 굳이 70억원을 돌려준 데는 검찰 수사 정보를 사전 파악했기 때문”이라며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의 컨트롤 타워가 점점 청와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검찰을 향해 “전 인력을 동원해서라도 청와대 등을 압수수색 해 증거가 인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재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정현식 당시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등 직원 2명이 롯데를 찾아와 경기 하남시에 한류 스포츠 선수 육성과 훈련을 위한 체육센터를 짓겠다며 70억원의 후원을 요구했다. 롯데는 이미 K스포츠재단에 17억원(롯데케미칼), 미르재단에 28억원(호텔롯데, 롯데면세점)을 출연한 상태였다. 하지만 롯데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인허가 등을 검찰이 언젠가 수사할 것이란 분위기여서 후원 요구를 물리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런데 롯데가 5월 말 70억원을 송금하자 6월 초 K스포츠재단은 갑자기 돈을 돌려줬다. 그리고 같은 달 10일 검찰은 롯데그룹에 대해 검사와 수사관 200명을 투입한 사상 최대의 압수수색을 벌이며 수사를 시작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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