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은 다시 도시로"..귀농 실패 급증

박현석 기자 2013. 7. 3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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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 농촌에서 새롭게 시작하려는 분 참 많습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준비가 중요합니다.

지원은 어느정도 되는지 뭘 준비해야 하는지 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감자 농사를 짓던 46살 이재학 씨 온실에는 잡초가 무성합니다.

처음 도전한 농사에서 수확이 기대의 15%에 그쳤고, 가격까지 떨어져 씨 감자 값도 못 건졌습니다.

사업을 접고 귀농한지 열 달 만에 역귀농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영미/귀농 1년차 : 이제 섣불리 지금 시작을 못하겠는 거에요. 겁이 나요.]

4천 제곱미터의 밭을 일구는 최영화 씨도 귀농 1년 동안 번 소득이 고작 100만 원.

[아내분은 뭐라고 하세요?]

[최영화/귀농 1년차 : 반대, 가자, 지금도. 정리하고 올라가자. (자주 그러시나요?) 매일 그럽니다. 이거 있는 돈을 써야 되잖아, 까먹는 거 아니에요.]

초보 농삿꾼들의 성적표는 이렇듯 초라한 경우가 많습니다.

귀농 귀촌 가구는 지난 한 해에만 2만 7천여 세대인데, 10년 전에 비해 서른 배가 넘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시기와 맞물려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공식적으로는 매년 6.5%가 실패해 역귀농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현장의 얘기입니다.

[(절반 이상은 올라갈 거예요.) 반 더 올라가. (경제적으로 어렵고, 시골에 정착할 수 있는 마음이랄까. 그걸 못 견딘다 이거죠.) 외로워 갖고.]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냉혹합니다.

초보 농부들은 작목반 같은 농촌 공동체에 가입하기 어려워 농기계 이용이나 판로 등에서 원주민과 다릅니다.

[서장원/귀농 3년차 : 하루 농기계 빌리는 데 8만 원, 9만 원 이래. 농기계를 빌러 와 갖고 우리는 또 면세유 혜택이 없으니까 1700원 대 기름을 넣어서…]

각종 정부 지원금도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받기가 어렵습니다.

[신의섭/귀농 2년차 : 쓰려고 하면 행정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말로만 지원해 주는 거지 실제로는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얘기라는 거거든.]

이외에도 자신의 경제적 능력과 가족들의 의사 등 따져봐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김종석 교수/농협대학 귀농·귀촌반 : 한 3년 정도는 준비 기간을 가져야. 귀농하기 전에 우선 귀촌을 해서 적응기간을 가진 다음에 귀농에 도전하는 방법이다.]

논밭을 사기 전에 집부터 구해 농촌에 살면서 농촌과 농업을 배우는 등 사전준비를 충분히 해야 한다는 것이 성공한 귀농인들의 조언입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주 범, 영상편집 : 김진원)박현석 기자 zes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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