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60만원·성형 100만원.. 취업준비 '無錢無試'?

이근평기자 2013. 10. 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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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만해도 200만원 훌쩍.. 매달 응시 토익시험 부담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 노모(26) 씨는 최근 심심풀이 삼아 지난 5개월간 들어간 취업비용을 계산해본 뒤 혀를 내둘렀다. 토익 등 어학시험 응시료만 약 50만 원이 쓰였고, 면접시험을 위한 양복을 사는 데 약 110만 원, 기업별 인적성검사 교재비 약 20만 원, 자기소개서 첨삭을 받는 데 들인 비용 약 10만 원 등 눈에 띄는 항목만 계산했는데도 200여 만 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30일 취업 관련 업체 및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원하는 기업에 합격하기 위한 취업 준비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최소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에 달해 주머니가 가벼운 취업준비생들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가장 먼저 취업준비생들이 비용을 들이는 부분은 영어 등 어학시험이다. 기업들은 토익 750점, 토익스피킹 110점 이상 등의 일정 어학시험 점수를 지원자격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지원자들은 이와 관계없이 조금이라도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매달 꼬박꼬박 응시료를 내고 시험을 치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한이(여·23) 씨는 "최근 5개월간 매달 토익시험을 봤고 토익스피킹에는 4차례 응시했다"며 "900점 중·후반대 점수를 얻을 때까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토익시험 응시료는 회당 4만2000원에 토익스피킹은 7만7000원이 들어간다. 이 씨의 경우 토익 및 토익스피킹 응시료만 51만8000원이 들었지만 보다 고득점을 목표로 계속 시험을 치르거나 학원을 다닐 경우 훨씬 큰 비용이 지출된다.

기업별로 실시되는 인적성시험도 부담이다. 삼성(SSAT)이나 현대자동차(HMAT), LG(LG Way Fit Test) 등 주요 대기업별 시험 대비 문제집이 적게는 10여 종에서 많게는 60여 종에 달하고 지원자 입장에서는 권당 2만 원 안팎인 문제집 가격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유모(29) 씨는 "보통 한 기업에 응시할 때 문제집을 두 권 이상 보고 있다"며 "최근에는 인적성시험을 더 중시한다는 얘기가 있어 부담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유 씨의 경우 올해 하반기에만 대기업 4곳에 응시해 교재비만 10만 원가량이 들었다.

취업 사교육 시장도 취업준비생들의 지갑을 노린다. 수십 개 업체가 10만∼20만 원가량의 비용을 받고 자기소개서 첨삭을 해주고 있고 본격적인 취업컨설팅에는 더욱 큰 돈이 들어간다. 대학생 김성균(25) 씨는 "취업컨설팅 업체를 찾았는데 면접 지도 및 멘토링을 해주는 비용으로 기본 수강료 50만 원에 시간당 수업비 10만 원이 든다더라"며 "주변에 최대 200만 원까지 취업컨설팅 비용을 낸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여성 지원자의 경우 지원서에 첨부하는 증명사진을 찍기 전 10만 원 가까이 하는 전용 메이크업을 하는가 하면 100만 원 이상이 들어가는 취업용 쌍꺼풀수술을 하는 일도 흔하다. 남성들은 면접용 정장에 목돈이 든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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