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례 꼴사납죠" 장학사 발언 논란 진실은 뭘까?

박용근 기자 2013. 12. 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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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 박 모 장학사가 지난달 혁신교육 특강 사회를 보면서 '국민의례가 꼴 사납다'고 한 발언 여파가 크다. 박 장학사는 5일 전격 대기발령됐고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공식 사과했다.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교육감 사과와 장학사 인사조치 권고 결의안'까지 냈다. 새누리당은 김승환 교육감 문책을 교육부에 요구했다. 김 교육감의 교육개혁 드라이브를 못마땅해 했던 진영은 맹공을 퍼붓고 있는 모양새다.

6일 아침 특강에 참석했다는 몇명의 교사들로부터 진실규명이 필요하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이들은 "앞뒤 말을 다 자르고 들어보면 진행자의 발언은 분명 문제가 있지만 전체 맥락으로 봤을 때는 딴판이 된다"며 당시 상황을 전해줬다.

교사 정 모씨는 "박 장학사가 '공식적인 행사도 아니고 연수회 자리인만큼 시간 관계상 국민의례는 생략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동시에 독일 알베르트 마이어 수석교사가 이미 연단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정 교사는 "박 장학사가 알베르트 마이어 수석교사를 쳐다 본 뒤 '외국인을 연단에 모셔 놓고 우리끼리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것은 좀 꼴사납겠죠?'라며 농담조로 청중에게 물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박 모 교사는 "특강을 앞두고 사람이 많이 몰려 강연장 분위기가 매우 경직돼 있었는데 장학사의 이 발언으로 청중들 사이에 웃음을 자아내기까지 했다"면서 "강사가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특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 농담을 문제삼아 흠집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교사는 "말이나 사건은 전후 맥락이 중요한데 이를 무시하고 특정 말만을 문제 삼아 해석하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특강 참석자로서 진행을 본 박 장학사가 애꿎은 여론몰이에 희생당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당시 특강에는 교장과 교사 학부모 등 혁신교육에 관심있는 500여명이 참석했다. 특강에 참석한 학부모 얘기를 들어봤다.

독일에서 살다 와 특강을 들었다는 김은자씨(47)는 "자고 일어나 보니 시끌벅적해 황당했다. 당시 상황을 다시 떠올리며 그렇게 문제가 있었나 돌이켜 볼 정도였다"라며 "말은 전후를 잘 살펴 해석해야 하는데 농담조로 한 말을 앞뒤 구분하지 않고 정색해 들으면 큰 일 날 수 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특강당시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웃으며 넘어갔는데 왜 뒤늦게 문제를 삼는 것인지 납득이 안 간다"라며 "주변에서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씁쓸했다"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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