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강력범죄.. '경찰 100일 단속' 무색

2014. 3. 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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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인질극 이어 서초동 살인, 용의자는 범행 장소 근처서 자살3000억대 자산가 숨진채 발견도.. 하루 이틀 걸러 전국서 잇단 발생

시내 한복판에서 강력사건이 빈발하지만 경찰이 제때 범인을 검거하지 못해 치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서울 강남 인질극에 이어 한밤의 둔기 살인, 대낮 흉기 살인 등 강력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경찰이 지난달 주택가 강도와 절도 등을 집중 단속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지수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3시19분 강서구 내발산동의 4층 상가 건물 3층 관리사무소에서 송모(67)씨가 숨져 있는 것을 송씨의 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송씨의 머리에서 둔기로 수차례 맞은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송씨가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송씨는 건물 여러 채 등 3000억원대 재산을 소유한 자산가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 탐문과 CC(폐쇄회로)TV 분석 등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송씨가 숨진 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이모(38)씨를 살해한 용의자 조모(39)씨는 이튿날 오전 서초동 다른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범행 장소와 500여m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용의자 검거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조씨는 채권·채무관계와 원한 때문에 이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주 사이 강력사건은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했다. 3일 제주의 한 중학교 인근에서 A(12)양이 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100여명을 투입해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범인을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기 부천에서는 러시아인이 30대 여성을 살해한 뒤 해외로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가 지난 뒤 용의자가 러시아로 달아난 사실을 알고 뒤늦게 법무부와 외교부를 통해 러시아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치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쏟아져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주말인 1일에는 오후 9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제과점에서 김모(57)씨가 40대 여성을 인질 삼아 3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한 끝에 검거됐다.

경찰청이 지난달 말 주택가 강도와 절도, 조직폭력에 대해 100일간 집중 단속을 펼치기로 발표한 뒤 이 같은 강력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강력사건이 이어져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며 "다음은 어디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는 2009년 2만3429건에서 지난해 2만5246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경찰에 강력한 치안 강화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장준오 국제형사사법연구센터장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골목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뿐 아니라 정부, 유관기관이 함께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영탁 기자 o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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