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탈북 소년 영수 "쥐 잡아먹고 살았느냐고 놀림받아.."

2014. 3. 1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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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 청소년들의 숫자는 2천명에 달합니다. 꽤 많은 숫자지요. 이 중에 상당수의 청소년들은 남한에서의 생활이 행복하지 않습니다. 놀림받고 차별받기 때문입니다.

정규학교를 포기하고 대안학교로 찾아든 탈북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이지은 기자가 들어봤는데요, 딱한 사연들이 많았습니다.

[기자]

15살 영수는 2012년 겨울,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왔습니다.

또래 아이보다 키가 20cm나 작습니다.

몸무게도 35kg 정도 밖에 안됩니다.

공부를 하기 어려웠던 형편을 감안해 초등학교 6학년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랬는데도 작은 체구와 말투 탓에 놀림을 받았습니다.

학교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한 학기만에 심각한 원형 탈모가 찾아왔습니다.[김은수(가명)/영수 누나 : 처음에 조금 빠져서 원형 탈모가 되다가 (계속) 힘들었던지 집 안에 머리카락이 천지였어요. 그래서 머리를 밀자고…]

영수보다 1년 먼저 탈북한 18살 누나 은수도 중학교 생활이 힘든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은수(가명)/영수 누나 : 너무 어이없는 게 거기는 굶고 사느냐고, 쥐 잡아먹고 사느냐고, 옷 안 입고 사느냐고 (놀렸어요.)]

결국 두 남매는 정규 학교를 포기하고 최근 문을 연 대안학교에 다니기로 했습니다.

이곳에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탈북 청소년 10여 명이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보름 전 탈북자 교육 기관인 하나원에서 나온 19살 정은 양은 곧바로 이 학교를 택했습니다.[김혜연/정은(가명)양 엄마 : 애가 워낙 자존심이 강한데 일반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많은 스트레스가 있지 않을까 싶어 여기서 숙련과정을 거친 뒤에…]

[박영진/장대현학교 교무부장 : 우리 아이들이 한국에서 많이 힘들었을텐데 선생님들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아이들로 저희들이 가르치고 생활하겠습니다.]

어린 나이에 사선을 넘어야 했던 청소년들이 남한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게학교 측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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