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어린이 성 비하' 교사 재임용..교원 채용 '허점'
<앵커 멘트>
지난해 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한 한 예비 초등학교 교사가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표현한 글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 끝에 합격이 취소됐습니다.
그런데 이 예비교사가 올해 다른 시도의 임용시험에 합격해 발령까지 난 사실이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차주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지난 달 초 신입 발령을 받은 20대 남자 교사가 20일 만에 장기 병가를 떠났습니다.
알고보니 이 교사는 지난해 경북에서 초등학교 임용시험에 합격한 뒤 넉 달만에 임용이 취소됐습니다.
시험 합격 전 기간제 교사로 일할 때, 가르치던 초등학교 제자들의 사진과 함께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표현한 글을 인터넷에 올린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시험 합격 뒤 이를 안 학부모들의 반발 끝에 합격이 취소된 겁니다.
<녹취> 학부모(음성변조) : "엄마들 사이에서도 문자 메시지나 SNS나 이런 쪽으로 전달된 것 같습니다. (알고나니) 걱정이 됐어요. 우리 아이들이 걱정되죠."
그런데 이 교사가 올해 1월 경남교육청의 임용고시에 합격해 지난 1일자로 발령을 받은 것입니다.
<녹취> ○○초등학교 교장(음성변조) : "(해당 교사가) 성실하게 학생을 지도하는 걸로 평가했었죠. 대단히 충격받았습니다. 그런 전력이 있다는 얘기 듣고."
시도 교육청끼리 문제가 되는 응시자나 합격자 정보를 공유하거나 검증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가능했습니다.
<녹취> 경남교육청 관계자 : "채용 과정에서 그런 문제점이 (교육청 간에) 공유가 안 됐기 때문에 사실은 저희 (경남교육청에서는) 몰랐습니다."
지난 2007년에도 성범죄로 처벌을 받았던 경북 지역 고등학교 교사가 초등학교 교사에 다시 임용되는 등 교원 채용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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