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왜 그랬을까요" 메르스 숙주병원의 고백 파문

신은정 기자 2015. 6. 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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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격리 병동에서 메르스 환자가 치료받는 모습(위)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퍼지는 평택성모병원 확산 일지. 이 병원장의 인터뷰를 요약한 내용이다. 사진=국민일보 DB, 인터넷 캡처

‘메르스 숙주병원’으로 낙인찍힌 평택성모병원의 원장이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메르스 확산 일지’를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메르스에 대한 총제적 정부 대응실패를 고스란히 담았기 때문인데요. 네티즌들은 “정부가 제대로 대응만 해줬다면 메르스가 이렇게 퍼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분했습니다.

이기병 평택성모병원 원장의 인터뷰는 22일 의료전문지 ‘메디칼타임즈’에 자기고백형식으로 실렸습니다. 인터뷰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한달 째. 평택성모병원장(이기병)인 나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병원장이 됐다. ‘메르스 진원지’라는 낙인과 함께”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23일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이 인터뷰의 내용이 ‘메르스 확산 일지’ 등의 제목으로 요약돼 퍼지고 있습니다.

1. 5월20일 환자 첫 발생시, 정부는 밀접접촉 10여명만 격리조치 하라고 함.

2. 평택성모병원은 코호트(환자 발생 병동을 의료진과 함께 폐쇄해 운영) 격리를 하려고 했으나 정부가 지침에 적혀있지 않다면 막았음.

3. 결국 확산을 막기 위해 5월29일 평택성모병원은 자진 폐쇄 결정을 함.

4. 폐쇄시 정부는 ‘메르스’라는 단어를 말하지 못하게 함. 그래서 병원은 환자들에게 폐쇄이유를 보수공사 때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음.

5. 병원이 환자를 치료하겠다고 했지만 정부는 환자들을 강제퇴원 시키라고 함. 감염 가능성에 대한 고지도 없었음. 결국 그 환자들이 흩어져서 다른 병원에도 옮김.

네티즌들은 인터뷰를 요약한 메르스 확산 일지에 기막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네티즌은 “원장 인터뷰와 확산 일지를 보니 정부가 메르스 슈퍼전파자라는 말이 맞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걸 정부가 나서서 퍼트린 꼴 아니냐”라고 지적했습니다.

“평택성모병원은 최대한 ‘의사답게 병원답게’ 확산을 막아보려고 한 것 같은데 여러모로 안타깝다”고 적은 네티즌도 있었습니다.

이 원장은 인터뷰 끝에 “정부에는 따로 할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스 피해 병원에 대한 보상을 논의하는 것으로 아는데 혹여라도 추후 지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 병원에는 전 직원의 생계가 달려있고 평택 시민들의 건강이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도 정부의 방역 오판을 드러낸 평택성모병원에 행여나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선이 많습니다.

이 원장과 네티즌 걱정과 반대로 무탈하게 사태가 해결되길 바랍니다. 병원이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책임지면 됩니다. 정부도 마찬가지여야 할 겁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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