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 사이버 망명도 못 떠나는 한국 국민들

CBS 박재홍의 뉴스쇼 2015. 7. 1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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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는요?

◆ 김성완> 요즘 국정원 해킹사태로 불안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아마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사이버 망명사태로 잠시 쌌다가 풀었던 짐을 다시 싸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런 고민까지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사이버 망명도 못 떠나는 한국 국민들,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주위에 진짜 많은 분들 마음에 공포감이 심어졌어요.

◆ 김성완> 맞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제 주변분들도 그런 얘기를 하는데요. 다시 텔레그램을 깔아서 써야 하나? 컴퓨터를 다시 포맷해야 하나? 휴대전화는 그러면 어쩌지? 별의 별 생각까지 다 드는데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TV에서 해킹 시연하는 거 보신 적 있으시죠?

◇ 박재홍> 저도 봤습니다.

◆ 김성완> 휴대전화 하나를 통째로 들여다보고 있는 거거든요.

◇ 박재홍> 전원만 안 끄면 그냥 계속 중계가 되는 거더군요.

◆ 김성완> 제 몸에다가 몰래카메라 하나 붙이고 다니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요.

◆ 김성완> 이런 일을 해킹조직이 아니라 국정원이 했다니까 사실 더 무서운데요. 사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좀 자괴감이 듭니다. 나는 분명 대한민국 국민인데. 대한민국 주인인데. 마치 대한민국에 세 들어사는 세입자 같은 느낌이 들어요. 툭하면 짐 싸잖아요. 사이버 상에서 이런 일을 계속 벌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 10개월 전에도 수백만명이 카톡에서 텔레그램으로 망명을 했는데, 공포심도 시간이 지나면 일상이 되는지 잠시 잊혀져 가는 듯 하다가 이번에 다시 불안감들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세월호 참사 때는 국민의 안전 문제가 이슈였는데, 이제는 사이버 안전도 안전하지 않다는 불신이 생기니까.

◆ 김성완> 사이버 안전이라고 하니까 참 진짜 와닿네요.

◇ 박재홍> 안전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어제 이병호 국정원장은 ‘국민을 대상으로 해킹했다면 어떤 처벌도 받겠다, 북한용이었다.’ 이렇게 해명을 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김성완> 국정원의 해명은 정반대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싶은데요. 왜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느냐. 국정원이 무슨 양치기 소년처럼 행동한 게 한두 번이어야 말이죠. 대선 댓글사건 일어났을 때 정치댓글 절대 달지 않았다고 그랬는데 아예 직원들이 댓글을 일상적으로 달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유우성 씨 간첩조작 사건 같은 경우에도 정보기관이 정말 창피하게 중국 외교문서까지 조작했다 들통났고 법원 항소심에서 실형까지 선고받았어요. 최고 높게 선고 받은 직원이 징역 4년이거든요.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렸다, 재판부가 이렇게 질타를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또 믿어달라고요? 국민들이 믿을 수 있을까요?

◇ 박재홍> 그리고 또 무엇보다 삼성이 신형 휴대전화를 내놓을 때마다 국정원이 이탈리아 업체에게 해킹을 의뢰한 거잖아요.

◆ 김성완> 이게 국정원 말을 믿지 못하는 두번째 이유가 될 것 같은데요. 국정원과 이탈리아 업체가 주고 받은 메일을 보면 의심가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게 북한 공작용이다, 해외 첩보활동을 위해서다 그랬는데. 사실 국내용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는데요. 삼성이 신형 휴대전화를 출시할 때마다 해킹을 의뢰했고요. 업체 관계자가 이들을 직접 만나서 ‘카카오톡 해킹이 가능하냐, 프로그램 개발을 해달라’ 이렇게 주문을 하기도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서울공대 동창회 명부, 천안함 조사 파일에 악성코드를 심어달라 이렇게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서울공대에 간첩이 있는 모양이죠? 참 이해가 안 되는데요. 이건 빙산의 일각일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업체에서 유출된 자료가 이게 양이 400GB 분량입니다. 이거 도대체 100명이 달라붙어서 이거 분석을 해도 엄청난 시간이 들 분량이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많아서 다 들여다보지 못할 뿐이지 사실 천천히 들여다보면 이것 말고도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김광진 의원 지적은 한 1%밖에 분석 안 한 거라잖아요, 지금 나온 내용이.

◆ 김성완> 사실 1GB만 해도 다 들여다보기 어렵거든요.

◇ 박재홍> 그렇죠, 그렇죠.

◆ 김성완> 400GB라고 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이제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그러면. 사이버 망명해야 돼요? 텔레그램 같은 거 깔아야 됩니까, 그러면?

◆ 김성완> 지금 국민들이 짐을 싸도 사실 더 비참한 건 갈 곳이 없다는 겁니다. 아주 흥미로운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텔레그램이 지난 10일부터 디도스 공격을 받아서 지금 서비스가 지연되고 장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텔레그램측이 이렇게 밝혔어요. '우리가 아는 것은 동아시아의 누군가가 이 디도스 공격을 조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딱 이 말을 붙였습니다. '작년 9월 한국에서 한국 가입자가 막 치솟았던 시기에...' 이게 작년 9월에 사이버 망명사태가 일어났던 시기를 말하는데요.

◇ 박재홍> 카톡 도감청 이야기가 나오면서...

◆ 김성완> '그때 그 시기에도 한국에서 같은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이렇게 딱 붙여놨어요. 그러니까 한국을 디도스 공격의 의심국가로 지목을 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사실 망명을 한다해도 소용이 없는 게요. 이번에 국정원이 개발을 의뢰했다는 RCS 프로그램은 컴퓨터 자체를 통째로 들여다보고, 휴대전화를 통째로 들여다보는 것이기 때문에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을 굳이 해킹하지 않아도 그냥 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어디 외국에 있는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어디로 도망간다고 하더라도 감시망에서 절대 벗어날 수가 없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바로 뒤에서 그냥 그 사람이 컴퓨터를 보고 있는 그런 효과인데. 참 무섭네요. 그러면 이 불안함을 견디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 김성완> 방법이 있기는 있습니다.

◇ 박재홍> 아예 안 쓰는 건가요, 그러면?

◆ 김성완> 휴대전화, 스마트폰을 2G폰으로 바꾸십시오.

◇ 박재홍> 2G폰으로.

◆ 김성완> 2G폰으로 바꾸면 이런 기능들이 작동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지금 2G폰 500만명 넘게 사용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불가능한 것도 사실 아닙니다. 그리고 컴퓨터, 포맷을 해도, 휴대전화도 마찬가지지만 다시 포맷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실 텐데 포맷을 해도 해킹 프로그램이 살아남는다, 이렇게 이탈리아 업체가 자신했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정 불안하시면요. 쓰던 컴퓨터 그냥 버리고 새 걸로 그냥 사시면 됩니다. 그런 뒤에 아기 다루듯이 살살 다루면서 이메일 온다 그러면…

◇ 박재홍> 함부로 열지 말고.

◆ 김성완> 제가 아는 사람, 확실히 확인된 사람, 미리 연락하고 보낸 사람 외에는 그냥 다 그 자리에서 지워버리시면 됩니다. 꼭 이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그래서 제가 비참하다는 말씀을 몇 번 드렸는데. 한 가지 방법이 더 남아있기는 합니다. 제일 중요한 방법인데요. 국정원을 개혁하면 됩니다. 그런데 저 같으면 국정원 개혁을 기다리느니 그냥 휴대전화 바꾸고 컴퓨터 새로 사고 말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요즘 카톡 쓰면서 대화 첫마디가 ‘누군가 보고 있어, 조심해.’ 이거였는데.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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