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잇단 의문死.. 마포·서대문구에 흉흉한 소문

이정원 기자 2015. 7. 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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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 먹고 숨진채 발견.. 예년보다 사체 2배 늘어 동물보호단체 "누군가가 음식에 약 뿌려 살포한듯"

최근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 일대에서 길고양이들이 잇달아 숨진 채 발견되고 있다. 길고양이들의 잇따른 죽음이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돼 주민들 사이에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17일 서울 마포구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교동 주택가 골목에서 한 살 된 암컷 길고양이가 입 주위에 흰 거품을 물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고양이는 동물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다가 죽었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지난 6일에도 이 주택가에서 길고양이가 숨을 쉬지 못한 채 발견됐지만 곧 숨을 거뒀다. 이 고양이는 동물보호단체가 '노랑대장'이란 이름까지 붙여 관리해오던 건강한 길고양이였다.

지난 11일엔 마포구와 붙어 있는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새끼 고양이가 발견됐다. 고양이를 발견한 대학생 성모(27)씨가 먹이와 물을 주고 보살폈지만 결국 죽었다. 연희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명 요리사 이연복(56)씨도 최근 페이스북에 "누군가 내가 보살펴주는 길고양이를 때려죽여 우리 차 뒤에 버려놓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씨는 평소 길고양이를 보살펴주는 걸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의 소행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마포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상반기에 처리한 동물 사체 294㎏ 중 대부분이 길고양이 사체인데, 예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했다. 마포구 서교동과 서대문구 연희동 일대에서 이어지고 있는 길고양이들의 '의문사'를 둘러싸고 주민과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자연사가 아닌 사람의 소행"이란 주장을 내놓고 있다.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주민 누군가가 음식에 쥐약 등 독극물을 발라 살포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일대에는 카페 등 식당이 많아 손님들이 길고양이에게 던져준 음식물로 악취가 심하다는 민원이 적지 않았다.

마포구청과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는 서교동 일대에 '동물 학대 목격자를 찾습니다'란 수배 문구와 피 흘리는 고양이가 그려진 포스터를 붙이고 범인 찾기에 나섰다. 한 주민은 "길고양이를 죽이는 사람이 근처에 산다고 생각하니 섬뜩하다"고 했다. 카라는 "길고양이가 독살당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되는 대로 '독살범'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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