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기자들 "월급날마다 우울, 임금 7.8%는 올라야"

2015. 9. 28. 11: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조 설문 결과 "현재 임금으로 가계 운용 빠듯" 71.3%… 성과급 제외 평균 연봉 6110만원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기본급이 세후 '2'로 시작하는데 월급날에 심리적으로 우울합니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 일하는 만큼 보상받아 300만원이 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선일보 노동조합 조합원)"어쩌다 내 월급 대충 알게 된 직장 다니는 여친이 그랬습니다. 오빠 그렇게 일하는데 그 정도 받는 거였냐고." (조선일보 노동조합 조합원)

조선일보 기자(차장대우 이하) 대다수가 속해있는 조선일보 노동조합이 지난 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조합원의 71.3%가 '현재 임금수준으로 가계 운용이 빠듯하다'고 답했다. '현재 임금으로는 적자다'라는 응답도 13.2%로 나타났다. 올해 적정 임금 인상폭은 7.8%라는 응답도 나왔다. 조선 노조가 밝힌 조합원 평균연봉은 2014년 기준 6110만 원 선(연말 성과급 제외, 통상임금 협상 전)이다.

호봉제가 적용되던 2000년~2005년 6년간 조선일보의 연평균 임금 인상률은 4%였다. 호봉 승급에 따른 자동 인상분 2%를 포함하면 매년 6%가 올랐다. 그러나 연봉제가 도입된 2007년 이후 2013년까지 연평균 임금 인상률은 2.47%였다. 2012년에는 '동결=호봉 승급분 2% 인상'이라는 연봉제 전환 당시의 약속마저 깨뜨리며 임금이 동결됐다. 지난해는 통상임금 도입을 이유로 임금을 동결했다. 조선일보 기자들이 올해 임금 협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9월 10일자 조선일보 노보.

조선 노조는 "물가인상률을 고려하면 지난 4년간 실질 임금은 하락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올해는 조합원들의 임금 인상 요구가 어느 해 보다 강렬하다"고 밝혔다. 조선 노보에 따르면 차장대우급의 한 조합원은 "출입처 사람들이나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 연봉 얘기가 나오면 기분이 나빠지고 심적으로 위축된다"며 "'돈 벌려고 기자질 하는 것 아니다'라고 스스로 위로하기는 하는데 좀 허무하다"고 말했다.

조선 노조는 "조합원들은 신문 산업이 어렵고 광고시장도 예전 같지 않다는 회사 측 설명에 동의하지만 회사가 영업 이익을 내고, 흑자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수시로 임금을 동결하고, 기자들에게 지급되는 모든 경비를 줄이려고만 하는 회사 방침에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임원급여·직원급여·퇴직급여를 모두 전년보다 줄여 판매비와 관리비 49억 원 감소를 이끌어내 당기순이익 성장(전년대비 8.8%)을 기록했다.

2014년 조선일보 기자들의 기본급이 동결된 상황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이사는 2013년보다 약 10억 원 증가한 37억 8400여만원의 배당금을 받아갔다. 주주배당금을 전년대비 40% 인상한 결과였다. 방상훈 대표이사와 방준오 이사대우 등 방씨 일가가 2014년에 받은 배당금은 전체 배당금의 70%에 해당하는 88억 원 수준이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의 한 기자는 "기자들 임금은 안 올려주면서 사주만 배를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