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지하 비밀벙커' 40여년 만에 시민 공개

강지은 2015. 10. 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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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1970년대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가 40여년 만에 시민에게 공개된다.

서울시는 1일 오전 10시 240여평(약 793㎡) 규모의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를 언론에 처음으로 개방하고, 벙커의 역사와 앞으로의 활용계획 등을 밝히는 설명회를 개최한다.

시는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공사가 진행 중이던 2005년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현재 버스환승센터~서울국제금융센터) 7~8m 아래에서 의문의 지하 벙커를 발견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오른편에 VIP(대통령)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20여평(약 66㎡)의 공간이 나타난다. 안에는 화장실은 물론 소파와 샤워장도 갖추고 있다.

왼편에는 이보다 훨씬 넓은 180여평(약 595㎡)의 공간에 기계실과 화장실, 그리고 철문으로 굳게 닫힌 2개의 출입문이 더 있다.

그러나 누가, 언제, 왜 지하 벙커를 만들었는지 소관부처와 관련자료에 대한 기록은 전혀 남아있지 않다.

현재로선 1976년 11월 항공사진에 벙커지역 공사 흔적이 있지만, 이듬해 11월에는 벙커 출입구가 보여 이 시기에 공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만 가능한 상태다.

특히 벙커 위치가 1977년 국군의 날 행사 사열식 때 단상이 있던 곳과 일치해 당시 대통령 경호용 비밀 시설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1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주말에만 선착순 예약제를 통해 시민들이 벙커 내부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한다. 신청은 이날부터 23일까지 지하 벙커 홈페이지(http://safe.seoul.go.kr)에서 하면 된다.

이와 관련 시는 3월부터 벙커 현장조사와 정밀점검을 실시한 결과 경미한 보수가 필요하나 안전에는 지장이 없는 C등급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환기시설 등이 설치돼 관람하기 안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현재 지하 벙커는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2번 승강장에 있는 출입구 1곳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2개의 공간 중 작은 방에는 벙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물이 설치된다. 2005년 발견 당시 있었던 소파도 비슷하게 복원돼 시민들이 직접 앉아보고,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큰 방에는 발견 당시 벙커 모습과 서울시의 안전조치 이후 모습을 비교할 수 있는 사진이 전시된다. 폐쇄된 2개 출입문 등 벙커 내부 시설들도 모두 볼 수 있다.

아울러 시는 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해 지하 벙커 활용방안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 10월 초 시민에게 전면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2005년 지하 벙커 발견 당시 버스 환승객 편의시설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수익성 등의 문제로 폐쇄했다. 2013년에는 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했지만 실질적인 관리나 활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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