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콘서트 통해 대한민국 희망 만들어 갑니다"

정용인 기자 2015. 11. 2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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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 활동가 4인 좌담 ‘2015 대한민국 인권을 말하다’

가을비가 그친 저녁 정동길. 박래군을 만났다. 공식 직책은 인권재단 ‘사람’ 소장이다. 그는 지난 11월 2일까지 110일간 영어의 신세였다. 보석으로 석방되었지만 완전한 ‘자유인’은 아니다. 11월 18일에도 그는 재판에 참석했다. 그의 또 다른 직책인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으로 수행한 ‘일’ 덕분이다.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가 속속 도착했다. 가장 늦게 윤용배 진보연대 대외협력위원장이 합류했다. 대한민국의 인권운동을 대표하는 활동가들이다. 박 소장은 ‘2015 인권콘서트’ 준비위원장, 다른 활동가들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경향신문사 2층 막걸리 집에서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했다. 주제는 12월 1일 열리는 인권콘서트다. <주간경향>은 ‘인권, 다시 희망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2015년 인권콘서트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인권콘서트는 1980년대부터 열린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을 잇는 행사다.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매년 겨울에 열렸던 행사지만, 기자에게는 후끈한 또는 따뜻한 자리로 뇌리에 남아 있다. 이 행사가 인권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열리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인터뷰 주제는 2015년 인권콘서트지만, 다시 인권콘서트가 열리게 된 ‘대한민국의 인권 사정’부터 이야기해야 할 터. 박래군 소장에게 우선 출옥소감을 물었다.

주간경향: 우선 박래군 선생님께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요. 110일이죠? 구속돼 있었던 기간이. 당시 보도를 보면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주도한 것으로 구속된 걸로 되어 있는데, 불법행위라는 게 거리행진을 말하는 겁니까.

박래군: 지난해 세월호 참사 100일 때 문화제를 하고 행진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리고 올해 4월 11일·16일·18일, 5월 1일과 2일 행사를 주최했다고, 직접적으로 폭력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공모해서 불법시위를 주도했다고, 그 책임자라는 혐의를 두고 구속한 겁니다.

주간경향: 그때 제가 종편을 봤는데요.

박래군: 그걸 왜 봐.(웃음)

주간경향: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에 대해 마이크 잡고 발언한 것이 나오던데….

박래군: 아 그거는 추가로, 명예훼손으로 기소를 당했어요. 이 박근혜의 7시간 의혹이 항간에 제기되고 있는데, 압수수색을 하려면 거기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가 보수단체가 고발하는 형식으로 명예훼손을 걸었습니다. 추가로 병합되어 재판 중입니다. 혐의가 구체적으로 여섯 가지예요. 집시법상 해산불응죄, 집시법 위반이 하나 있고, 일반교통방해가 하나 있고, 특수공무집행방해상 치상혐의. 경찰관이 다쳤다 이거죠. 그리고 공용물 손괴도 하나 있는데 경찰 버스와 장비가 부서진 겁니다. 그 다음에 명예훼손, 이렇게 해서 여섯 가지입니다.

주간경향: 보석으로 나오는 것은 예상했나요?

박래군: 전혀 못했어요. 왜냐하면 내가 들어갈 때 거기 4월달 집회시위로 해서 구속된 사람이 나까지 7명이었는데, 나를 제외하고 6명이 보석신청을 했는데 모두 기각 되었거든. 말하자면 저쪽 논리로 하면 제가 주범이고, 그 사람들이 종범입니다. 심지어 한 사람은 실형까지 받았어요. 어떤 요소가 작용해서 재판부가 그렇게 위대한 결단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사실 포기하고 있었어요.

왼쪽부터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윤용배 한국진보연대 대외협력실장. / 이상훈 선임기자

주간경향: 인권콘서트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최근 상황을 더 이야기하자면, 지난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대회 행사 때 백남기 선생 물대포 부상 사건을 보면 뭔가 무력감 같은 걸 느껴요. 분명히 인권은 후퇴하고 있고, 국정 교과서를 독단적으로 추진하거나 불법적인 국가 공권력의 강압이 있단 말이에요. 또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 분노하고 있고. 그럼에도 메아리 없는 정권이라고 할까요.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방법을 찾을 수 없으니….

김덕진: 그동안 이런 일이 없던 것이 아니죠. 분명 끈질기게 대응 못한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책임을 묻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국회 안에서 풀거나 정부에 압력을 넣어야 하는데, 그런 힘을 응집하는 데 아직은 모자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14일 저녁에 일이 터졌는데, 민변을 중심으로 인권침해감시단이 36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만들어 다음날 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사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날 발생한 사건에 대해, 백남기 선생님 말고도 영상만으로도 최소한 서너 분 더 심각한 상태에 처한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도 끈질기게 달라붙어 이런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필요가 있죠.

박진: 그런데 오히려 그 후의 정부 대응 프레임이 문제에요. 과거에는 ‘우리가 안 그랬다’는 식의 변명이라도 했는데, 지금은 대놓고 ‘우리가 했다, 어쩔래’ 식의 대응을 보여준단 말이에요. 이게 훨씬 더 문제입니다. 그 자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공중파가 없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인터넷이나 SNS 정보에 의존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수언론이 제시하는 폭력이냐 아니냐는 프레임 안에 갇혀 있는 것이고…. 일단 그 논쟁의 핵심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문제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덕진: 바로 다음날 오후 4시에 법무부 장관 명의의 담화문이 나왔잖아요. 백남기 선생님 물대포 부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고, 무조건 폭도로 몰고, 거기에다가 심지어 통합진보당 해산에 반대하는 세력이라고, (법무부 담화문 프린트를 보여주며) 이 대목을 보세요. ‘우리나라의 적화통일을 꿈꾸는 이석기 석방을 주장하는’, 이런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너무 유치한 일이 아닌가요.

주간경향: 구 통진당 쪽에서 참여한 것은 사실 아닙니까.

김덕진: 당연히 참여했죠. 그분들이 통합진보당 해산이 부당하다고,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은 무죄였지만 내란 선동은 유죄, 이런 결정은 국가보안법으로 묶어 어거지로 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당연히 그분들로서는 그런 구호를 외칠 수 있습니다.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의제만 11개였고, 구체적 구호가 22개였어요. 당연히 그 외에도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청소년단체라면 “수능시험 폐지하고 입시지옥 해결하라”라는 구호를 외칠 수도 있고. 이 법무부 장관 담화를 보면 실제 그날 중심적으로 외쳐졌던 핵심 구호는 언급이 없어요. 노동개악, 국정화 교과서 반대 이런 것은 빼고 그것만 한 단락 인용하는 식인데.

박래군: 집회가 왜 열렸는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지?

주간경향: 그러니까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것은 구체적 구호 22개 중에는 없었던 것이죠.

김덕진: 예, 민중총궐기 요구안에는 없었죠.

박진: 법무부 장관의 귀에는 그날 많이 나왔던 ‘박근혜 퇴진’이라는 구호도 안 들려.(웃음) 그런데 그것은 유념해 봐야 해요. 그러니까 우리 쪽에서도 ‘그런 구호가 외쳐진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시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 도대체 왜. 사실은 인권콘서트가 이야기하는 것도 그것입니다. 양심수는 양심수다, 양심수가 국가폭력의 희생자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만약 이석기를 이야기하지 못하고 통합진보당을 이야기하지 못한다면, 이미 우리 마음 속에서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실체적 진실을 따져보면 도대체 그들이 양심수가 아니고 국가폭력의 희생자가 아니라고 볼 근거는 뭘까요. 이건 자기 안의 검열이고 감독 문제예요.

박래군: 유엔에서도 통합진보당의 해산문제, 국가보안법 문제를 지적하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인정하지 않고 그것을 문제시하는 것은 인권과는 거리가 먼 일입니다.

주간경향: 인권콘서트로 넘어가겠습니다. 원래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으로 진행하다가 중단된 게….

김덕진: 2006년이었죠. 줄여서 ‘양밤’이라고 우리끼리는 불렀는데, 그건 2004년까지 16년을 했고, 인권콘서트로 바꿔 2년 만에 중단되었습니다.

주간경향: 왜 2년 만에 중단되었습니까.

김덕진: ‘더 이상 필요 없지 않았나…’라고 한다면 농담이었고, 당시 주최하던 민가협의 내부문제였던 것 같아요. 당시 하시던 분들 다 활동연차가 오래된 분들이었는데, 민가협에서 10년 넘게 그런 일을 하면서 다른 일로 가시면서 준비된 역량이 없었던 것 같아요.

박래군: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에서 나중에 인권콘서트로 바뀐 건 이유가 있어요. 뭐냐면 양심수가 줄어든 겁니다. 양심수가 몇 명, 이런 것이 상징성이 있었어요. 뭔가 우리 사회의 짐과 같은 상징성과 부채감도 있었고. 그런데 김대중·노무현 정권 들어서면서 계속 구속자 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양심수’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와 상징성이 떨어진 겁니다. 그래서 그 범위를 넓혀서 ‘인권’이라고 이야기한 겁니다. 양심수 문제만 보면 현재 구속되어 있는 사람이 50명에서 60명 왔다갔다 합니다.

주간경향: 그런데 120명이라는 통계도 있어요.

박래군: 그건 누적 양심수예요. 현재 수용되어 기결로 살고 있는 사람의 숫자가 50명입니다. 그런데 저는 양심수 문제를 숫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저들의 탄압방식이 바뀌었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구속시키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벌금 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경제적인 탄압방식이고, 저강도 탄압방식으로 바뀐 겁니다. 양심수 숫자는 적은데, 그럼에도 계속 옥죄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양심수 숫자보다는 인권 가치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진: 문제는 감옥에 가는 사람 수는 적어졌을지 모르지만, 전반적으로 사법처리되는 사람의 숫자는 어마어마해요. 이를테면 이전에는 잡혀도 난지도에 버리고 그랬잖아요.

윤용배: 훈방도 있었고.

박진: 맞아요. 훈방도 굉장히 많았어요. 꼭 사법처리를 하지 않더라도. 그런데 지금은 훨신 더 법의 지배가 강화되어 심지어 그날 연행되지 않아도 CCTV 채증판독으로 뒤늦게 잡혀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윤용배: 사실 보면 자원해서 “나 노역 살겠다”는 분들이 나오는 것이 역설입니다. 이전에는 감옥이 무서웠는데, 지금은 감옥보다 더 무서운 것이 벌금폭탄입니다. 그게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국가의 재정 불리기에 내가 보탤 일이 있냐, 국가의 잘못에 맞서 싸웠는데 나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는 부류가 있고, 또 하나는 현실에서 보통 사람들이 몇백만원씩 벌금을 낸다는 게 상당한 압박이에요. 그래서 일부 시민들 중에서는 어쩔 수 없이 노역을 자원하는 경우도 있고….

김덕진: 실제로 해군기지 반대운동이 벌어진 강정에서는 그런 사람이 상당히 많았어요. “다른 사람이 혹시 벌금을 대납하면 (운동을) 떠나겠다”며 끝까지 노역형 전일을 다 사신 분도 있고, 주변 사람들이 안타까우니 돈을 모아 내준 사람도 있습니다. 도저히 개인이 벌금폭탄을 감당할 수 없으니 사회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주간경향: 노란봉투 운동이 대표적이겠죠.

김덕진: 그렇죠. 정식으로 모금위원회를 각각 만드는 추세입니다. 그냥 모금하다가 기부금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강정도 만들었고, 밀양도 만들었습니다. 세월호도 11월 24일 발족하는데 ‘4·16 노란리본 법률위원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등록했습니다. 회원제로 만들어 모금해서 변호사비도 지원하고 하려 합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누적되어 입건된 분들이 500명이 넘습니다. 올해 4월 16일과 18일, 5월 1일과 2일 행진 참가자만 해서요. 연행되고 소환장 날아온 사람이 그 정도인데, 앞으로 늦게라도 소환장 나오는 사람까지 합치면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 같아요.

박래군: 그리고 내 경험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나는 벌금도 많이 내봤으니까. 10년 전에는 50만원이 많았어요. 30만원, 50만원 이런 식으로…. 100만원은 이례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엄청 인플레가 되어 100만원짜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어요. 200, 300은 기본이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하더라도….

김덕진: 또 하나는 마구잡이로 소환하고 약식기소를 남발하는 거예요. 의외로 무죄가 많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약식기소를 하면 이런 게 있습니다. 직장 다니는 사람은 재판에 불려 다니는 것이 힘드니까 그냥 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같은 활동가야 무죄라고 생각해서 끝까지 싸우지만, 재판에 가면 무죄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무죄가 되었다고 기소하거나 소환한 검찰 쪽에 불이익이 가는 것도 없고, 어쨌든 고스란히 피해 보는 것이에요. 옛날에는 안 그랬거든. 기소되면 다 유죄지 무죄가 어디 있어. 이게 정말, 하고 싶은 대로 막 하는 것이에요.

주간경향: 인권콘서트 다시 이야기해 보죠. 많이 벌면 수익금은 어떻게 합니까.

박래군: 수익이 남을까 모르겠어요. (하하하) 작년 이야기를 해줘야 해.

주간경향: 작년에는 어땠는데요.

김덕진: 작년에는 조금 적자 났어요.

박래군: 감옥에 있는데 찾아와서 인권콘서트를 준비해야 하는데 자기네들이 집행위원장을 한다고, 나보고 준비위원장 해달라고 했단 말이야. 나는 뭐해야 하냐고 물으니 제안문을 세 차례 정도 쓰면 된대. 구속마케팅을 하겠다고. 마케팅 전략이 그거였는데, 그런데 내가 나와 버렸어요. (하하) 보름밖에 안 남았는데 걱정스러워 죽겠어요. 준비위원장을 맡았는데.(웃음)

윤용배: 직접 뛰셔야지요.

박래군: 준비위원장인데 재정적자가 나면 어떻게 하냐, 수익금이 있으면 쓸데는 많잖아요. 그런데 적자가 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웃음)

김덕진: 혹시 흑자가 나면 지금 열심히 투쟁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써야지요. 당연히.

박래군: 빚을 져서 준비위원장으로 책임을 못져 경제사범으로 구속되는 일이 없도록 해주세요. 그러면 안에 들어가 대접도 못받는데.(웃음)

김덕진: 죄명은 사기거든.(일동 웃음)

주간경향: 올해 인권콘서트의 의의에 대해 한 말씀씩 해주시죠.

윤용배: 제목이 ‘인권, 다시 희망을 노래하다’입니다. 작년 주제가 ‘고단한 시대에 희망을 노래하다’였는데, 감옥에 갇힌 사람들 면회를 가면서 입춘에 대해 서로 덕담을 나눴어요. 봄은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입춘의 입은 설립(立)자거든요. 저희들이 콘서트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도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콘서트에 모이는 양심들이 서로를 배워가면서 희망을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진: 조금 더 위로를 주고 싶습니다. 위로를 받고도 싶고. 정말로 힘듭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너무 힘들 수밖에 없어요. 이 광활한 벌판에 나 홀로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같이 서 있는 거예요. 국가폭력에 맞서. 추운 겨울이지만 따뜻한 실내공간에서 웃고 노래하면서 위로해주면, 거기서 힘을 받아 또 대차게 싸워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박래군: 모두들 멋있는 말을 하네요. 차이를 넘어서 같이 모일 수 있는 것, 인권이니 가능한 겁니다. 당하는 사람들, 다시 말해 약자입니다. 서럽고 힘든데, 모여서 아픔도 공유하고 기댈 수 있는 언덕도 발견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인권콘서트가 2시간 정도 하는데, 서로 존재를 확인하는 것만이라도 필요한 때 아니겠어요. 누가 격려하겠어요. 아픈 사람이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는 것이죠.

2015 인권콘서트는

1980년대부터 진행되었던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이 2004년 인권콘서트로 이름을 바꿔 2년간 진행되었다가 중단된 뒤 지난해 다시 시작되었다. 올해의 주제는 <인권, 다시 희망을 노래하다>다. 출연진은 가수 이은미, 스카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그리고 민중가요를 부르던 노래마을의 원년 멤버 6명이 출연한다. 여기에 지난해 출연했던 평화의 나무 합창단, 4·16 가족 합창단이 참여하고, 심보선 시인, 송경동 시인도 참석해 시를 낭송한다. 프로그램은 뮤지션 및 극 공연, 기획영상,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12월 1일 오후 7시30분부터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가능하다. 티켓 값은 2만원이다. 텀블벅을 통한 후원도 가능하다. 2015 인권콘서트 홈페이지: http://humanrightsact.org/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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