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강남 살인사건' 범인, "처음부터 여성 노렸다" 진술

전상희 2016. 5. 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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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여성혐오 범죄 보다는 정신질환 범죄 가능성에 무게"피의자 김씨, 살인동기 등 질문에 묵묵부답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경찰이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에 대해 여성혐오 범죄 보다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범죄에 더 가능성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서초경찰서 한증섭 형사과장은 19일 취재진에게 “피의자 김모(34)씨는 ‘여자들 때문에 자기가 힘들다’고 진술했지만 구체적으로 피해사례라고 볼만한 내용은 없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 과장은 그러면서도 김씨가 처음부터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계획해 실행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씨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초서에서 나온 자리에서 ‘살해 동기가 무엇이냐’·‘일부러 여성을 노렸냐”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마른 체형의 30대 남성인 김씨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는 동안 표정없는 얼굴로 앞면을 응시하며 눈만 껌벅였다. 그는 검은 모자와 하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고개는 숙이지 않았다.

다음은 한증섭 서초서 형사과장과의 일문일답.

- 여성혐오에 따른 ‘묻지마 사건’인가.

△여성혐오로 묻지마 살인이 발생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수사내용을 보면 피의자가 정신분열증을 장기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가 더 크지 않은가 보고 있다.

-피의자가 진술에서 “여자에게 무시당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었나.

△피의자는 “여자들 때문에 자기가 힘들다. 스트레스 받는다. 무시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술에서 우리가 구체적으로 피해사례라고 볼만한 내용은 없었다. 그런면에서 피해망상이나 정신분열증에 의해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닌가라고 판단한다.

-피의자가 정신분열증을 진단받아 지난해 8월 4번째로 입원했다고 하는데, 현재 약물 복용을 중단한 상태인가.

△피의자는 올해 1월 초 퇴원했다. 퇴원한 이후 지금까지 5개월 가량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

-화장실에 1시간 30분 동안 대기하고 있을 때 화장실에 온 다른 남성은 그냥 내보냈다, 그럼 여성을 노린건가.

△여성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그때 들어온 다른 남성은 일부러 해치지 않고 내보냈다고 한다. 피해여성은 안타깝게도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었기 때문에 당한 것이다.

-처음부터 살인의도를 갖고 화장실에 들어간 건가.

△피의자는 “거기에 들어오는 여성을 상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왜 화장실에서 범행을 저질렀나.

△피의자가 직전에 아르바이트를 했던 장소라 사전에 범행장소로 화장실로 정했다고 진술했다.

-피의자가 범행현장에 오전 10시 다시 방문했다고 하던데, 왜 방문했나.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러 나갔다고 했다. 그 때 경찰에 검거됐다.

-피의자가 화장실이나 건물을 떠돌면서 살아갔다고 하는데.

△3월 말 집을 나와서 일정한 거처가 없자 건물 계단이나 화장실에서 쪽잠을 자는 생활을 했다고 한다.

-인터넷에 피의자가 썼다고 돌아다니는 여성혐오 글은 그가 쓴 건 맞나.

△피의자는 자기가 쓴 게 아니라고 했다. 확인해볼 예정이다.

-화면에 나온 남성이 피해자의 남자친구 맞나.

△아직 확인 안됐다. 남자친구가 진술을 하고 갔는데 화면에 나온 남성이 그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오늘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면담이 있었다는데.

△1차 프로파일러 심문이 한시간 정도 하고 끝났다. 현재는 영장실질심사 중이니 추후에 2차 심문이 2~3시간 정도 더 있을 예정이다. 현재 피의자가 언론에 노출돼서 흥분상태이므로 2차 심문은 내일 오전 중 할 가능성이 있다.

-피의자는 서초서에서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프로파일러 1차 면담에는 협조적이었나.

△아직까지 면담으로는 내용이 너무 부족해서 앞으로 2~3시간 정도 심층면담이 필요하다. 2~3시간 더 해봐야 내용이 나올 것 같다.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34)씨가 19일 오후 1시 30분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초경찰서에서 이동하기 전 취재진의 질의를 받고 있다. 전상희 기자

전상희 (jeons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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