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로스쿨 자소서 이상한 질문..등록금 '대출이냐' '부모 지원이냐'

2016. 5. 1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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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법조인 자질 무관·일부 학생 위축 우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입시 공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세대 로스쿨이 자기소개서에 등록금 마련 계획을 묻는 항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연세대 로스쿨의 2016학년도 자기소개서 양식을 보면, 7가지 항목 가운데 마지막 7번째 ‘기타’ 항목에 ‘재정지원계획’이라는 항목이 포함돼 있다. ‘재정지원계획’ 항목은 다시 ‘①본인 부담-저축, 대출 등 ②지원-부모, 친척 등 ③장학금-장학금 명칭 ④기타-상세내용 기술’ 등 네 가지 세부 항목으로 구분되고, 수험생 자신이 해당되는 항목에 간략한 내용을 쓰도록 돼 있다.

해당 항목은 ‘선택사항’으로,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항목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항목이 있는 것 자체가 일부 계층의 수험생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등록금을 대출받을 것인지, 부모가 내줄 것인지는 법조인의 자질을 평가하는 데 상관관계가 전혀 없는 사항”이라며 “대출을 받아야 하거나 부모 지원이 어려운 계층의 지원을 상당히 위축시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로스쿨은 2009년 개원 초기부터 해당 항목을 유지해왔다. 연세대 로스쿨 관계자는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이익을 우려하는 수험생이 있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다른 로스쿨 가운데 유사한 항목을 두고 있는 곳은 없다. 연세대 로스쿨은 지난 2일 발표된 교육부의 ‘로스쿨 입학전형 실태조사’ 결과, 자소서에 ‘성장 배경’ 항목을 두고 있으면서도 ‘부모 직업 기재 금지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연세대 로스쿨은 16일 사립 로스쿨의 등록금 인하 계획 발표 당시 고려대·동아대·원광대와 함께 등록금 인하에 동참하지 않았다.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 연세대의 연간 등록금(2047만원)은 고려대(2074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1인당 평균 장학금 지급률(2015년 기준)은 32.9%로 전국 15개 사립 로스쿨 평균 장학금 지급률(40.3%)보다 낮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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