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시흥캠퍼스, 7년 공전끝 '확정'

황순민 2016. 5. 3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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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결..하반기 착공 2018년부터 순차완공베이징·도쿄대 등과 교류 '글로벌 창업 캠퍼스'로기숙대학·'누가 가느냐' 놓고 학내 불씨는 진행형
2009년 6월 시흥국제캠퍼스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7년간 정체된 서울대 시흥국제캠퍼스 구상이 본격화된다. 서울대는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 전인교육형 기숙대학(Residential College·RC)을 축으로 시흥캠퍼스를 조성해 중국 베이징대, 칭화대 등 해외 대학과 협력해 글로벌 창업의 '전초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기숙대학 조성 방향에 대해 총학생회 등 일부에서 반대 뜻을 밝히고 있어 학내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대는 30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전인교육형 기숙대학 운영 △글로벌 복합연구단지 조성 △교직원 주거 시설 구축 등에 대한 논의가 담긴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체결 계획안'을 의결했다. 서울대는 올해 하반기에 시흥캠퍼스 착공에 들어가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건물 등 교육 인프라를 완공할 계획이다.

서울대 계획안에 따르면 시흥캠퍼스는 '글로벌 창업 캠퍼스'로 조성된다. 세계 유수 대학의 청년 창업가들이 모여 시제품을 제작하고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차세대 신기술 개발센터'를 설립해 청년 창업과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고 '미래기술연구원'을 신설해 빅데이터, 웨어러블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차세대 에너지 기술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대는 실시협약이 체결되는 대로 베이징대, 칭화대, 일본 도쿄대 등 근접 대학과 창업 프로그램 개설 및 교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최근 관악캠퍼스에 개소한 창업가정신센터를 중심으로 관악캠퍼스와 신림동·낙성대 일대, 시흥캠퍼스를 잇는 '벤처 삼각벨트'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 본부 관계자는 "(시흥캠퍼스를)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서 국적에 상관없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들이 함께 '놀아볼 수 있는' 글로벌한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흥캠퍼스와 관련해 학내 '뜨거운 감자'인 기숙대학 건설은 단계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내·외국인 학생이 함께 거주하는 2000명 규모의 기숙사를 건립하고 추가로 기숙사 수용 인원을 4000명 규모로 늘리는 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내에서는 기숙대학에 '누가 가느냐'를 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특정 학년이나 특정 단과대학을 보내는 기숙대학에 전면 반대한다"고 밝혔다. 일부 단과대학을 보내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대 A교수는 "특정 단과대학을 보내는 것은 연구 효율성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며 당사자 동의를 구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서울대가 시흥캠퍼스에 연세대 송도캠퍼스와 같은 기숙대학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정하자 당시 총학생회는 단식 농성 등을 벌이며 반발한 바 있다.

이 같은 반대에도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체결 계획안은 서울대 재경위원회와 평의원회 심의를 거쳐 이사회 의결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학교 측은 학내 의견 수렴을 위해 6월 교수, 직원, 학생으로 구성된 '시흥캠퍼스 추진위원회'를 발족한다. 평의원회는 "학내 구성원들과 많은 의견을 수렴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서울대와 시흥시는 이르면 6월 실시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시협약은 시흥캠퍼스 추진에 대한 의지 표명 선에서 체결한다'는 서울대 내부 방침에 따라 도입 시설과 프로그램은 부속합의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합의 과정에서 서울대 본부 계획안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최경원 서울대 이사장은 30일 이사회 직후 "이사회 의결은 그동안 정체됐던 (시흥캠퍼스)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해도 좋다는 뜻"이라며 "시흥시 측의 요구와 서울대 구상이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고 내부 구성원 동의도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부분은 상호협의를 통해 조정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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