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개로 읽는 세계] 고려대 의대 성추행 이어 카톡방 성희롱까지..

박희준 2016. 6. 14. 10: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2롯데월드 허가 대가로 장성 출신에 12억 줬나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각종 비리의혹이 봇물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일부는 과거 증권가 찌라시 등에 나돌던 내용에 지나지 않는 것이 있으나 롯데그룹의 적폐를 보여주는 내용도 적지 않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가 “롯데가 한 번도 수사받은 적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번에 과거 한국 대기업들이 보였던 구태가 많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세계일보는 제2롯데월드 건설 인·허가 때 롯데측이 예비역 공군중장이 회장으로 있던 B사에 12억원을 건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2010년 11월 124층 높이의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가 난 과정에 의구심이 많았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88년 서울시에서 부지를 인수한 이후 20여년간 진척이 없다가 이명박정부 시절 일사천리로 진행된 탓이다. 

검찰은 당시 성남비행장 고도 문제로 건축 허가를 반대한 공군이 결정을 바꾼 과정에 불법적인 로비 등이 있는지를 명백히 가려야 할 것이다. 다만 검찰 수사는 철저하되 KT&G나 포스코 때와 달리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롯데측이 추진한 호텔롯데 상장이 무기한 연기된 데다가 롯데케미칼의 미국 석유화학업체 인수도 물거품이 됐다. 환자 몸에서 암덩어리를 떼내려다 환자까지 숨지게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려대 의대 성추행 이어 카톡방 성희롱까지…

고려대 언어성폭력 사건 피해자 대책위원회 페이스북 캡처
지성인이라는 대학생들의 의식수준이 이 정도뿐이라니 당혹스럽기만 하다. 고려대에서 또 집단 성희롱 논란이 재연됐다. 이번에는 남학생들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여학생들을 성적 놀림의 대상으로 삼아왔다고 한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교양수업 2과목을 함께 수강한 남학생 8명이 단체 카톡방에서 여성 동기와 선후배들을 실명으로 거론하면서 음담패설을 하고 상습적으로 모욕했다. 

고려대 카카오톡 대화방 언어성폭력 사건피해자 대책위원회가 내부고발을 통해 공개한 A4 700매 분량의 대화 내용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내용들이 수두룩하다. 한 학생이 “진짜 새따(새내기 따먹기)를 해야 한다”고 말하자 다른 학생은 “형이면 한 달이면 된다”고 맞장구치거나 “000은 먹혔잖아”,“씹던 껌 성애자 단물 다 빠진 게 좋노” 등과 같은 대화들이 아무렇지 않게 오갔다고 한다. 

가해자 중 일부는 양성평등센터 서포터즈 등으로 활동했다고 하니 학생들의 윤리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학생들이 장난삼아 한 행위라고 치부하기에는 사안이 가볍지 않다. 이 대학 의대에 다니던 남학생 3명이 같은 학교 여학생을 성추행해 출교처분된 사건이 일어난 게 불과 5년 전이다. 그 충격과 아픔은 지금까지 잊히지 않고 있다. 그동안 대학 측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 사이버해킹에 속수무책인 세계 최고 IT강국

북한 해커집단이 SK그룹과 한진그룹 계열사를 해킹해 PC 13만대에서 4만여건의 내부 문서를 빼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 집단이 평양 유경동 지역 IP를 사용해 국내 두 개 대기업 집단 계열사 27곳의 중앙전산망 통제권을 장악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해킹으로 한진그룹 주력사인 대한항공이 갖고 있던 F-15 전투가 날개 설계도면과 국내 개발 중인 무인정찰기(MUAV) 관련 자료가 일부 북한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흘러들어간 문서로 확인된 것만 4만2608개로 집계됐다. 

북한의 사이버해킹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형 전투기(KF-X) 핵심기술인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개발 중이던 LIG넥스원에 해킹 시도로 의심되는 악성코드가 유포된 적 있다. F-15는 우리 공군의 주력기로 관련 기술이 북한에 유출됐다면 큰일이다. 

정부는 주요 기관·시설의 사이버 보안을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은 이번 해킹을 위해 2014년 7월부터 미국 IP로 우회해 국내 전산망에 접근해 왔다고 한다. 평소 철저한 보안점검을 통해 해킹에 대비하는 게 최선이라는 얘기다.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기술을 자랑하면서 북한 사이버해킹에 뻥뻥 뚫리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박희준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