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0만명 가입' 위치정보 서버 뚫렸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의 서버가 해킹당해 사이버 흥신소의 뒷조사에 악용돼 온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의 절반이 넘는 약 2800만명의 ‘실시간 위치’ 정보가 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확대에 나섰다.
구속된 총책 홍모씨와 흥신소 업자가 개인정보 판매 가격을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 서울경찰청 제공 |
경찰 관계자는 “SKT 전체 가입자의 위치정보가 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직 김씨가 해킹한 위치정보를 다른 범행에 이용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김씨가 범행을 최소한으로만 인정하고 있어 추가 피해의 가능성도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특정 IP(인터넷 프로토콜)에서만 위치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제한했고, 조회 시도 사실을 가입자에게 통보하는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SKT는 지난달 초 경찰의 연락을 받고서야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경찰은 SKT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며, 법 위반이 확인되면 책임자를 처벌할 방침이다. SKT 측은 “경찰 수사 이후 특정 IP에서만 위치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안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임씨 등 흥신소업자들은 의뢰 대상자의 차량 등에 위치추적기를 달아 13만8602차례에 걸쳐 실시간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미행한 대가로 7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입건된 의뢰인 34명 중 83%는 외도가 의심되는 배우자의 뒷조사를 의뢰했으며, 채권·채무자나 헤어진 여자친구, 딸 남자친구와 사위의 위치를 파악해 달라는 의뢰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업계의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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