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스타강사' 출신 목사, 학력·경력 세상을 속였다

유영대 기자 2016. 8. 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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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모 해피라이프개발원장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졸업과 5급 공무원 출신 거짓으로 드러나
조용모 목사
모 기독교TV 간증 프로그램에 출연한 조용모 목사(왼쪽). 아래 사진은 조 목사 저서.

가난과 장애라는 이중고에도 굴하지 않고 운명을 개척했다며 교계, 기업체 등에서 ‘희망 전도사’로 활발히 활동 중인 조용모(64·컨설팅사 해피라이프개발원장·아래 사진) 목사가 서울대 대학원 졸업 학력 및 공무원 사무관 경력을 사칭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 목사의 사칭 행위는 국민일보가 인터뷰 추진과정에서 알게 됐다. 조 목사 개인의 잘못을 폭로하거나 정죄하는 차원을 넘어 더 이상의 교계 피해를 막기 위해 보도키로 했다.

조 목사는 지금까지 교회, 기업체 등에서 6000여회 간증 및 강의를 했다고 밝혔으며 8월에도 대전 J교회 집회 등 교계 일정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군소교단 1년 과정의 총회신학연구원 입학 후 2014년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이후 교계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조 목사는 자신의 저서 ‘백만번의 프러포즈’(2005년 발간), ‘고난수업’(2016년) 책날개 프로필에 “간신히 초·중학교를 마치고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를 졸업하기까지 독학으로 공부했다. 한때 국가기관의 촉망받는 사무관이던 인생이 느닷없이 항로를 바꾸게 된 건 스물일곱, 꽃다운 나이에 뺑소니차에 치이면서였다”고 설명했다. 뺑소니 사고로 외다리가 됐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틱한 인생을 담은 ‘백만번의…’는 24쇄까지 발행, 스테디셀러가 됐다.

그는 자기소개에서 “절망 끝에 자살을 시도하고 다시 살아나…110번의 입사지원 끝에 보험회사에 취직해 ‘세일즈 신화’를 만들어냈다. 이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고 했다.

아울러 “어느 날 편도암 4기 판정을 받는다…‘왜 내게만 시련이 닥치는 걸까’ 원망하기도 했지만 하나님을 만나 삶과 죽음의 문제에서 오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본보가 1일 서울대 법대 동창회 사무국 등에 확인한 결과, 사무국은 “우리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서울대 대학원 졸업 여부를 조 목사에게 묻자 “조용히 넘어가 달라”며 “(기사인터뷰 등을)전부 없었던 것으로 하고 싶다. 아픈 기억이 많아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태도를 바꿨다. “희망을 잃은 사람에게 희망을 전하려는 것일 뿐”이라며 “작가와 함께 책을 쓰다보면 과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뺑소니차에 치여 ‘지체장애 3급’으로 살아왔으며, 말기 암 환자이고 목숨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번 한번만 양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그는 책에서 밝힌 것처럼 절단된 외다리는 아니었으며 한쪽 다리에 비해 약간 말라 있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편도암 4기 판정을 받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병 고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교회, 기업체 등에서 100만∼500만원의 사례비를 받고 6000여회 강의를 했다”고도 밝혔다.

‘사무관’ 경력에 대해선 “밝혀서 좋지 않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목사의 ‘인생역정’은 한겨레, 중앙일보 등에 미담성 기사로 크게 보도됐다. 또 SBS ‘인생대역전’, KBS ‘이것이 인생이다’, MBC ‘느낌표’, CBS ‘새롭게하소서‘ 등에 소개됐다. 삼성과 현대, LG, 포스코 등의 많은 기업과 교회에서도 강연했다.

두 책을 발간한 다산북스 관계자는 3일 “별다른 확인 없이 책을 냈다. 프로필은 조 목사가 써 준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흠(동아대 법무감사실) 변호사는 “조 목사의 행위는 책을 읽는 독자나 출판사 등에 대한 사기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며 “서울대 졸업이나 사무관 출신이 아니라면 그가 초청 강사가 됐을까 의문이 든다. 외형지상주의에 매몰된 일부 한국교회의 허세를 파고드는 이들이 많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 목사는 인천 계양구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산하 사랑나눔교회 협동목사 직분으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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