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대 7 이기고 있는데 수건 던져.."코치가 승부 조작"

백민경 2016. 8. 20.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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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기 대회 고등부 경기서선수 아버지 "밀어주기" 강력 항의코치 "형편 어려운 선수에 양보"2013년에도 태권도 승부 조작 파문피해 본 선수 아버지 목숨 끊기도
지난달 16일 인천광역시장기 태권도대회 고등부 경기가 열린 인천 선학체육관. 파란색 호구 를 한 A군(16)의 발이 B군(17)이 머리에 쓴 빨간색 호구를 때렸다. 이어 A군은 뒤돌려차기로 연속 공격에 성공했다. 이때까지 A군과 B군이 얻은 점수는 각각 14점과 7점. 관중은 A군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
지난달 16일 A군의 경기 장면. 코치가 기권을 뜻하는 흰 수건을 내려놓고 있다. [동영상 캡처]
이때 반전이 일어났다. 경기를 지켜보던 코치가 심판과 눈을 마주치더니 흰 수건을 매트에 내려놓았다. 태권도 경기에선 코치가 경기장 안으로 흰 수건을 던지거나 내려놓으면 기권패로 간주된다. 승리할 가망이 없어 포기하거나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관중은 B군의 기권패를 예상했지만 심판은 B군의 승리를 선언했다. 수건을 내려놓은 이는 다름 아닌 A선수의 코치였다. 선수도, 관중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뒤늦게 경기장에 도착한 A군의 아버지에게 두 선수의 코치들이 찾아왔다. 코치들은 아버지에게 “상대 선수(B군)의 집안 형편이 어려워 장학금이 필요한 상황이라 (A군이) 양보하게 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A군의 아버지는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알고 보니 말로만 듣던 ‘밀어주기’를 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밀어주기는 특정 선수가 승리하도록 승부를 조작하는 행위를 뜻하는 스포츠계의 은어다. A군에게 밀려 탈락할 뻔했던 B군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A군 아버지는 “그 시합을 이겼으면 우리 아들이 우승할 수도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A군의 아버지는 지난달 18일 경기를 주최한 인천시태권도협회에 이의를 제기했다. 협회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버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A군의 코치 C씨는 경기 후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C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상대편 선수의 코치가 ‘우리 학생이 형편이 어려우니 양보해 달라’고 부탁해 들어줬다. 잘못된 행동으로 학생의 미래를 망쳐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국내 태권도계에선 승부 조작을 위해 특정 선수에게 경고를 남발하거나 기권패를 시키는 등의 수법이 종종 사용된다. 2013년 전국체전 고등부 서울시 대표선수 선발전에서 승부 조작으로 피해를 본 선수의 아버지가 목숨을 끊어 사회적 논란이 됐다. 지난 4월 검찰은 서울시태권도협회장 등 16명을 기소했다. 한 고교 체육교사는 “ 특히 선수의 진학 문제를 놓고 밀어주기, 메달 나눠주기가 만연하다”고 털어놓았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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