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호황' 한전, 6348억 해외 배당.."시장 정상화 시급"

홍정표 기자 2016. 9. 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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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증가 예상..민간은 고사위기, 발전설비 도입·유지 비용 막대 "전력시장 개선해야"

[머니투데이 홍정표 기자] [내년에도 증가 예상...민간은 고사위기, 발전설비 도입·유지 비용 막대 "전력시장 개선해야"]

한국전력공사가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해외 투자자 및 발전기 제조사들이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 국내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발전기 구입비 및 유지보수비도 해외로 흘러 나가고 있다.

실적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기본 과제이지만, 왜곡된 시장 구조를 바탕으로 공기업인 한전이 과도한 수익을 올리면서 과실이 해외로 흘러나가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배당금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약 6348억원을 배당했다. 한전 지분은 KDB산업은행(지분율 32.9%)과 정부(18.2%)가 총 51.1%를 갖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도 31.2% 였다. 한전은 주당 배당금으로 3100원을 책정, 배당 규모가 전년대비 6배에 달하는 1조 9901억원을 기록했다.

한전이 배당금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발전원료인 석탄 가격이 하락한 반면 전력 수요는 꾸준히 늘어 수익성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전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1조 3467억원과 13조 4164억으로 전년대비 각각 96.1%와 479.3%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각각 45.8%(6조3098억원)와 53.2%(3조9306억원) 증가해 내년 배당금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전의 고배당과 대조적으로 민간 발전사들은 고사위기를 겪고 있다. 높은 전력예비율로 평균 가동률이 40% 아래로 떨어져 대다수의 발전사가 영업손실을 기록하는데, 국내 독점 전력 사업자인 한전이 시장의 불합리한 점을 외면한다는게 민간 발전사들의 시각이다.

국내 전력시장이 발전단가가 낮은 발전기부터 가동해 전력을 판매하는 구조다 보니, LNG(액화천연가스) 기반으로 발전하는 민간발전사는 발전기 가동 기회가 없을 뿐 아니라 전력을 생산해도 수익이 발생하기 힘들다. 국내 전력도매가격(SMP, 계통한계가격)은 원자력, 석탄 등 발전단가가 낮은 발전기 가동 후에 전력을 생산하는 고효율의 LNG발전기의 발전단가로 결정된다.

전력 예비율이 높고, 최신 설비가 지속적으로 건설돼 LNG발전기는 가동된 후 2~3년만 지나도 가동 순위에 밀리게 된다. 2014년 하반기 상업가동을 시작한 에스파워나 포천파워 등이 가동률 하락으로 적자를 기록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국내 민간발전사들은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고효율 발전기를 독일 지멘스와 일본 미쓰비시 등으로부터 수입, 가동 후 수십년에 걸쳐 유지보수비를 지급하고 있다. 2011년 전력 대란 이후 LNG(액화천연가스) 기반의 발전소 건설이 늘면서 지난 몇 년간 해외 기업들에 지급된 금액은 매년 수 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국내 발전기 기술 확보 등을 위해 일부 대기업과 협력 관계를 모색하고 있지만, 발전단가 순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현재 구조에서는 국내 제품이 설 자리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연간 18조원에 달하는 세계 발전설비 시장 공략도 요원하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는 국내 민간발전사업자는 모두 망하게 되고, 외국인 투자자와 해외 업체들만 배를 불리게 될 수 밖에 없다"며 "독점 사업자인 한전이 경영실적 극대화를 통해 배당금을 늘리기에 앞서, 국내 전력시장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정표 기자 jp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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