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無자격 철도 대체인력, 안전사고에 승객 폭행까지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입력 2016. 10. 17. 06:03 수정 2016. 10. 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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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사고 벌여놓고 항의 승객 폭행해.. 승객 승하차 도중 문 닫힘 등 안전사고도 수차례
철도파업이 3주째를 맞은 가운데, 운행 중 실수를 저지른 대체인력 승무원이 항의하는 승객을 폭행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4일 서울 청량리에서 오전 9시 13분 출발해 부전역으로 향하던 중앙선 열차가 단양역에서 멈췄지만,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고 문도 열리지 않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바람에 열차에서 내리지 못한 일부 승객들이 승무원들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급기야 승무원이 승객을 폭행하기까지 했다.

피해 승객 유모씨는 "열차차장이 승객들에게 '가만있어봐. 해결해 주면 되잖아'라며 반말로 답했다"며 "이 과정을 스마트폰 영상으로 찍으려 하자 휴대전화를 쳐내고, 멱살을 잡고 벽에 밀치며 '죽어볼래'라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또 "잠시 뒤 승무원이 사과했고, 전화 통화를 통해 재차 사과받았다"면서도 "정작 코레일로부터는 사고 경위에 대한 설명이나 사과 한 번 받은 적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승무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피해 승객의 말은 대부분 사실이며, 모두 제 잘못"이라며 잘못을 인정하고 "이후 피해 승객에게 수차례 사과했고,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번 사고를 일으킨 승무원이 최근까지 관리직으로 근무하다 대체인력으로 투입됐다는 사실이다.

코레일은 지난 16일 오전 6시 기준으로 열차운행률이 평시 대비 94.3%로, 특히 KTX는 100% 정상운행하는 등 열차운행을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코레일이 파업 효과를 줄여서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대체인력을 성급히 투입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고, 실제로 대체인력의 잘못으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철도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KTX 열차에서 승객 승하차 도중 문이 닫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또 지난 3일에도 대전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열차에서도 반대쪽 문이 열리거나 승객 승하차 도중 문이 닫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승무원 A씨는 "KTX 열차팀장이 KTX를 처음 타본다며 좌석 등받이를 눕히는 법도 몰라 승무원들에게 물어보더라"며 "정차역마다 내려서 승객 승하차 상황을 확인해야 하는데, 단 한 번도 내리지 않고 객실에 앉아있었다"며 황당해했다.

또 다른 승무원 B씨는 "화장실이 고장나도 고칠 줄도 모르고, 객실 온도 조절이나 안내방송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대체인력 차장이 수두룩하다"며 "객실 순회도 하지 않고 승무원실에 앉아만 있는 경우도 많다"고 주장했다.

산업재해에 관해 유명한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갑작스레 발생하지 않고 이전에 경미한 사고들이 반드시 반복된다.

즉 코레일이 정상운행을 명분으로 검증되지 않은 대체인력을 무리하게 투입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되는 악순환 속에서, 이미 대체인력으로 인한 사고가 빈발하는 가운데 대형 안전사고가 벌어지는 것도 시간문제인 셈이다.

철도노조 김정한 대변인은 "비단 무례한 행동만이 문제가 아니라 대체인력의 미흡한 업무 처리 능력이 열차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열차 안전과 양질의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코레일이 대체인력 투입에 신중을 기하고,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t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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