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순실 아들 청와대 근무했다"

김지영·박혁진·김회권·유지만 기자 입력 2016. 10. 29. 09:02 수정 2016. 10. 2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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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이혼한 최순실, 前 남편 사이의 아들 청와대 총무구매팀 근무 의혹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는 1982년 김영호씨와 결혼해 3년 만에 이혼했다. 정윤회씨는 2014년 이혼한 두 번째 남편이다. 그런데 최씨와 이혼한 김씨 사이에 아들 김○대씨가 있었다. 본지 취재 결과, 30대 중반인 김씨는 현 정부 들어 청와대 총무 구매팀에서 ‘최소’ 2014년 말까지 근무했고 현재는 그만 둔 상태다. 그가 청와대에 근무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예상된다. <편집자주>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첫 번째 결혼기간에 낳았던 아들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최소한’ 2014년 12월말까지 5급 행정관으로 근무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그동안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 중 하나로 딸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나, 최씨 아들과 관련한 의혹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씨 아들의 존재 및 그와 관련한 의혹들은 국정농단 사건을 뒷받침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라는 점에서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최씨는 1996년 정윤회씨와 결혼하기 전 이미 한 차례 결혼한 전력이 있다. 본지가 입수한 노태우 정부의 정보기관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故) 최태민 목사 가계도에 따르면, 최순실씨는 1982년 11월18일 대구 출신 김영호씨와 결혼했다가 1985년 6월1일 이혼했다. 1982년에 최씨의 나이는 26세였다. 최씨의 전남편 김씨는 서울에 있는 한 사립대학을 다녔으며 최씨보다 연하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와 김씨는 결혼 기간 중 아들을 출산했다. 아들 이름은 김○대씨다. 1983년생으로 올해 34세다. 김○대씨를 최씨가 꾸준히 키웠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1990년을 전후해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최태민 일가 가계도에도 김○대씨의 이름이 나와 있지 않다. 이는 이혼 후 친권이 없었던 최씨의 호적에는 김씨 이름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그런데 최씨 아들이라고 알려진 김씨가 공교롭게도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는 증언들이 나와 주목된다. 청와대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지난 9월 기자와 만나 “현 정부 출범 후 청와대 총무구매팀에 최순실씨와 전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근무했던 것으로 안다. 30대 중반으로 직급은 5급 행정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 사정에 밝은 또 다른 인사는 최씨 아들의 실명(實名)까지 밝혔다. 그는 “현 정부 들어 청와대 직원 가운데 김○대씨가 있었다. 5급 행정관인지 6급 행정요원인지 정확하진 않지만 (총무) 구매팀에 근무했다”고 증언했다. 총무구매팀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관할하는 부서다. 

청와대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들만 최씨의 첫 번째 결혼생활에 대해 거론한 것은 아니다. 최씨와 가깝게 지냈던 지인들을 통해서도 최씨가 정유라씨 이외에도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있다는 얘기를 접할 수 있었다. 기자에게 최순실씨의 휴대전화번호를 알려준 최씨 지인 역시 “전남편한테 아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씨에 대해 장기간 취재했던 기자 역시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전남편과의 사이에 자식이 있다는 얘기는 1990년대 육영재단 사태 때부터 최씨를 취재한 기자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1994년 우먼센스와 인터뷰를 가진 최순실씨. 1985년 김영호씨와 이혼한 최씨는 이 당시만 해도 혼자였다.

최순실,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 1983년 아들 출산

 

본지는 이 증언들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취재에 들어갔다. 취재 결과, 김○대씨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이력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대씨는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한 대학을 졸업했다. 졸업 후 모 백화점의 전산 부서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청와대 직원으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때부터 ‘최소’ 2014년 12월말까지 일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청와대를 그만뒀는데, 정확한 퇴직 일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씨의 근무 사실은 청와대 직원들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김씨와 함께 청와대 내 친목모임을 했던 정아무개씨는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김○대씨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것은 맞다”며 “다만 개인신상정보와 관련해서는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 모임의 대표를 맡았으며, 김씨는 총무 일을 했다. 이외에도 김씨의 SNS에는 청와대 다른 직원들이  댓글을 남긴 흔적들도 여러 군데서 발견됐다.

김씨의 청와대 근무 사실이 외부로 알려졌던 계기는 공교롭게도 내부에서 잡음이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기자와 만난 소식통은 “김씨가 청와대 직원으로 들어갔을 때 직원들 사이에서 김○대씨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직원들은 김씨가 어떤 경로로 청와대에 들어왔는지 궁금해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무원도 아니고, 정치권 출신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 직장 경력이 화려하지도 않았던 김씨가 청와대 직원으로 채용된 것에 대해 의아해했다는 전언이다. 헬스 트레이너 출신으로 3급 행정관에 기용된 윤전추씨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던 것과 비슷한 경우다.

최순실 아들, 본지와 첫 통화 후 전화기 꺼놔

 

본지가 김씨의 청와대 근무 사실에 주목한 이유는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드러낼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김씨의 이력은 청와대에서 특채 인력으로 근무하기에는 전문성과 경력 등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또한 오래 근무하지 않고 일찍 청와대를 나온 이유도 석연치 않다. 그럼에도 김씨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할 수 있었던 배경과 이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은 어떤 식으로든 사실규명이 필요하다.

시사저널은 청와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어렵게 김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해 전화를 걸었다. 김씨는 기자의 휴대전화를 10여 차례 모두 받지 않았다. 답신도 없었다. 10월28일 오후 4시30분쯤 유선전화로 걸자 김씨가 받았다. 김씨는 아버지의 이름과 청와대 근무경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당황하며 “누구시냐”고 물은 후 “전화를 잘못 건 것 같다”는 말만 계속 되풀이했다. 김씨는 김영호씨의 아들임을 묻는 거듭된 질문에는 아예 답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근무 이력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듯한 뉘앙스로 답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약 3분간 이어진 통화를 끊지는 않다가, 질문이 계속되자 “회의 중이기 때문에 (오늘 저녁) 7시 넘어서 통화하자”며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김씨의 휴대전화는 이날 저녁 7시 이후 꺼져 있었다. 더 이상 통화하지 못했다.

시사저널은 이에 앞서 이날 김씨와의 첫 통화 직후 몇 가지 질의사항을 김씨의 모바일메신저 두 곳으로 보냈다. 김씨는 모바일메신저 메시지를 확인만 했을 뿐 답장을 보내지는 않았다. 김씨에게 보낸 질문에는 △청와대 근무 계기 △최순실씨와의 관계 및 왕래여부 등이 포함돼 있다. 시사저널은 최순실씨의 해명도 듣기 위해 최순실씨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으나 “고객의 요청에 의해 당분간 착신이 정지됐다”는 메시지만 흘러나왔다.

 

“청와대 근무한 적 없다” 거짓말한 김씨

 

시사저널은 최씨의 아들로 추정되는 김○대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로 10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휴대전화가 아닌 유선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그가 전화를 받았다. 다음은 김씨와 3분 정도 통화한 내용의 전문이다.

 

김씨 : 여보세요?

기자 : 김영호씨 아드님 김○대씨 아닌가요?

김씨 : 네?

기자 : 김영호씨 아드님 김○대씨 아니세요?

(몇 초간 침묵 후 놀란 목소리로)

김씨 : 어디시죠?

기자 : 시사저널 기자인데요, 혹시 김영호씨 아드님 맞으시죠?

김씨 : 아니요.

기자 : 저희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이력 가지고 취재하고 있는데, 언제 청와대에서 나오셨어요?

김씨 : 전화 잘못하신 것 같아요. 

기자 : 김○대씨 아니세요?

김씨 : 전화 잘못하신 것 같아요.

기자 : 계속 전화 드렸었는데, 그럼 김○대씨 본인이 아니세요?

김씨 : 어…. 예.

기자 : 제가 아는 분을 통해서 연락처 받아 전화 드렸는데?

김씨 : 아…. 확인해 보시고 다시 전화해 보셔야 할 것 같아요.

기자 : 제가 확인하고 전화 드렸거든요.

김씨 : 네.

기자 : 지금은 근무 안 하시잖아요. 그렇지요?

김씨 : 뭐가요?

기자 : 청와대에서 지금은 근무 안 하시잖아요?

김씨 : 전화 잘못하신 것 같아요.

기자 : 그러니깐, 김○대씨 본인은 맞으세요?

김씨 : 그러니까 전화 잘못하신 것 같다고요.

기자 : 저희가..

김씨 : (중간에 말을 끊고) 제가 지금 회의 때문에 전화하기 어렵거든요.

기자 : 그럼 저희가 문자를 좀 남겨 놓으면 답변 주실래요?

김씨 : 아니요. 그러면 이따가 7시 이후에 전화 다시 주시겠어요?

기자 : 알겠습니다.

 

시사저널은 김씨와의 전화 통화 후 김씨의 모바일메신저 두 곳으로 아래와 같은 질문서를 보냈고, 저녁 7시 이후에 김씨에게 다시 전화를 여러 차례 걸었다. 그러나 김씨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본지가 김씨와 첫 통화 직후 김씨의 모바일메시저로 보낸 질의문]

1. 청와대 근무한 것은 이미 확인됐습니다. 함께 근무한 사람을 통해서 청와대 ○○회 총무까지 하셨단 것도 이미 확인했거든요. 왜 통화할 때는 근무 사실 자체를 부인하셨나요?

2. 청와대 총무팀에 언제 들어가셔서 언제까지 근무하셨나요? 현재는 퇴직하신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3. 청와대에 어떤 계기로 들어가셨나요? 저희가 취재한 바로는 IT 관련 업무를 하셨던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4. 죄송하지만 가정사에 대해서 잠깐 여쭤보겠습니다. 아버지가 김영호씨로 확인했고, 어머니는 최순실씨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픈 가정사를 여쭤봐서 죄송하지만, 두 분은 1985년도에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하셨더군요. 그 이후에 어머니와 얼마나 자주 왕래하셨나요?

5. 취재를 통해 김○대씨께서 어머니를 통해 청와대 근무를 하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희가 마감시간이 (오늘 오후) 6시여서 이전에라도 답변 부탁드립니다.

 

김씨는 본지가 보낸 모바일메신저들의 메시지를 확인했으나 통보한 기사 마감시간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김지영·박혁진·김회권·유지만 기자 young@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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