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플러스] 제2의 '세월호' 곳곳에..사고 부르는 노후선박들

박영우 2015. 1. 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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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바닷속에 묻고도 우리는 참으로 놀랍게도 별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노후화된 선박을 수입해 불법 개조한 선사, 이런 선박의 운항을 허가해준 정부 당국, 제대로 점검도 하지 않았던 관련 기관 등 우리 사회 안전불감증이 빚었던 총체적인 비극인데. 이런 부분들은 그렇다면 또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별로 바뀌지 않았습니다. 역시 놀랍습니다.

박영우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의 목적지였던 제주항. 화물차들이 쉴새 없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부두 입구를 지키던 경비들은 제대로 된 검사도 없이 차량을 들여보냅니다.

[허웅/세월호 생존 화물기사 : (화물칸에) 올라가지도 않고 이렇게 보면 뭐합니까. 그 안에 물건을 실었는지 몇 사람이 탔는지 그걸 어떻게 압니까.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꼽힌 부실한 고박도 눈에 띕니다.

전남 고흥행 한 여객선.

승용차가 크레인에 실려 2층 갑판 위로 올라갑니다.

제대로 고박이 안 돼 공중에서 위태롭게 흔들립니다.

크레인 기사는 갑판 위 선원 손짓만 보고 승용차를 내립니다.

최근 일어난 해상 사고도 '세월호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7일 새벽 전북 군산 어청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모래운반 예인선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선사 측은 기상악화를 원인으로 꼽았지만 해경 측은 선사의 무리한 운항과 부실한 관리를 지적합니다.

[해경 관계자 : 날씨가 안 좋아 피항했다고 하는데 그전부터 물이 샌다고 신고가 들어왔고. 따라다녔는데 괜찮다고 그랬거든요. 상황실에서 계속 지켜봤죠.]

실제 침몰한 배는 1975년 일본에서 건조된 노후 선박이었습니다.

지난 2010년에도 충돌 사고가 있었지만 선사 측은 해당 사실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선사 관계자 : (2010년에도 사고 났잖아요?) 그건 몰랐습니다. 저희가 대흥8호를 가져온 게 2013년 6월에 가져왔거든요.]

지난해 말 부산 앞바다에서 컨테이너 화물선 현대브릿지호와 충돌한 107대양호도 마찬가지입니다.

2005년 해당 선박을 일본에서 수입한 선사는 당시 최첨단 선박으로 알렸습니다.

하지만 1993년 만들어진 107대양호는 수입 당시 이미 10년 이상된 노후 선박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선급 관계자 : 그 배는 일본에서 지어진 배가 맞고요. 지어진 해는 1993년이네요.]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5년 동안 원양어선 사고 13건 모두 선령 20년 이상 된 어선에서 발생했습니다.

20년 이상 된 노후선박의 경우 결함률은 90%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지난해 말 국내 등록된 여객선 235척 중 20년 이상 된 선박은 76척.

제2의 세월호가 도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상 안전에 대한 종합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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