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공식 라디오 "한국정부 가톨릭과 험악한 관계"

노창현 입력 2013. 12. 5. 01:13 수정 2013. 12. 5. 01: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교황과 교황청의 공식 라디오인 '바티칸 라디오방송(Radio Vatican)'이 한국정부 및 보수세력과 한국가톨릭 교회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 주목된다.

바티간 라디오방송은 '세계와 대화하는 교황과 교회의 목소리'라는 타이틀로 지난달 29일 송출된 방송에서 "한국에서 가톨릭교회와 정부와의 사이가 험악하다(Le torchon brûle en Corée du Sud entre l'Eglise catholique et les autorités)"고 보도했다.

4일 정상추(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시민네트워크)에 따르면 이번 보도는 바티간의 파리 해외선교 소식통신인 아시아교회 통신(EDA)이 전한 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방송은 '한국, 가톨릭 신부 한 명이 박 대통령 신경 건드려(En Corée du Sud, un prêtre irrite la présidente Park)"라는 보도를 통해 박창신 신부의 시국미사 강론과 정부 및 보수단체의 비난은 물론, 명동성당에 폭탄 위협까지 상세히 전해 교황청이 한국서 전개되는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바티간 라디오방송은 "한국 민주화에 기여한 가톨릭 신부(박창신 신부)가 강론에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투표를 유도한 국정원의 의혹에 대해 언급하고 보수여당이 남북 간의 긴장상황을 도구화하고 있다며 북에 관해 발언한 이후 한국의 국무총리가 국가에는 파괴적이고 적에게는 우호적인 것으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이후 "재향군인들의 성당 앞 시위가 전국에 걸쳐 벌어졌으며, 서울 명동성당에 폭탄테러 위협이 있은 뒤 이에 근접한 거리에 있는 대교구에서는 대피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한국 가톨릭과 정부 대립의 격화를 우려했다.

'바티칸 라디오'는 "가톨릭교회와 정부의 갈등은 선거에 관련된 진실을 규명하려는 가톨릭교회의 집결에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 것과도 맞물려 있다"며 "청와대에서 가톨릭 주교 7명 간에 예정됐던 오찬을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며 마지막 순간에 취소했었다"고 전했다.방송은 "서울 대주교가 '정치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사제들의 몫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톨릭뿐 아니라 기독교, 불교 등 여러 종교 단체들이 억압의 시절로 회귀하려는 당국의 통치관행에 맞서 함께 행동할 것을 호소했다"고 마무리했다.

로마에 본부를 두고 있는 '바티칸 라디오'는 바티칸의 공식적인 라디오 방송으로 1931년 2월 12일에 설립된 뒤 교황청의 공식적인 목소리를 전해 왔다. 팟캐스트로도 서비스 되고 있으며 프랑스어를 비롯한 전 세계 40개국 언어로 방송되고 있으며 '교황의 목소리"(Voix du Pape)'라고 불리기도 한다.

robi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