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아내 언급 파피루스' 위조논란 다시 불거져
"1923년 이집트서 나온 요한복음 진본의 복사본과 필체 같아"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 예수가 자신의 아내를 언급한 것처럼 기록된 파피루스 문서를 놓고 위조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문제의 파피루스 문서는 명함보다 작은 3.8㎝×7.6㎝ 크기로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의 아내'…"라는 구절이 적혀 있는 문서다.
2012년 미국 하버드대 신학대학원 캐런 킹 교수가 이 문서를 공개한 이후 위조 논란이 지속돼 왔다. 특히 예수가 결혼했는지와 맞물려 진위 공방이 가열됐다.
그러다 지난달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들이 문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에 들어 위조된 것이 아닌 고대문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오자 '진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5일(현지시간) 독일 부퍼탈 프로테스탄트대학의 미국인 교수 크리스천 애스컬랜드의 주장을 인용해 이 문서가 또다시 진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애스컬랜드 교수에 따르면 '아내'가 언급된 파피루스의 필체가 신학 관련 저널에 실린 요한복음 '필사본'의 필체 및 잉크와 완벽하게 같다는 것이다.
특히 이 필사본은 1923년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항아리에 들어있던 요한복음 진본과 필체가 같다.
따라서 1923년 요한복음 진본을 필사한 누군가가 아내 문제가 언급된 파피루스를 복제한 것이기 때문에 '아내 파피루스'는 진본이 아니라는게 애스컬랜드 교수의 주장이다.
이밖에 하버드대학 킹 교수에게 건네진 문서의 이전 소유자로 알려진 독일인 한스 울리히 라우캄프는 평생 고문서에는 관심이 없었던 인물이라는 점도 의구심을 사고 있다. 공교롭게도 라우캄프는 이 문서가 최초로 공개된 2012년 사망했다.
아울러 라우캄프는 이 문서를 1963년 동독에서 구한 것으로 돼 있지만 당시 서독에 살았던 라우캄프는 일생 동안 단 한번도 동독을 찾은 적이 없다.
이에 앞서 지난달 10일 컬럼비아·하버드·매사추세츠공과대학 교수들은 마이크로 라만 분광기 등을 사용해 이 문서에 사용된 잉크를 분석한 결과, 기원전 4세기에서 기원후 7∼8세기 문서에 쓰인 잉크와 완전히 일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교수들은 이 문서가 고대에 작성된 것이라 해도 예수가 결혼했다는 증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문서를 공개한 킹 교수 역시 "이 문서는 예수가 결혼했다는 증거가 아니라 초기 기독교인들이 독신주의와 결혼, 섹스, 제자됨을 활발하게 논의했다는 뜻으로만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미국의 스미스소니언 채널은 이번 파피루스 문제를 다룬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할 예정이어서 진위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gija0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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