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주말 규모 8.1 강진 日 열도 또 초긴장.. '불의 고리' 주변 잇단 지진 대재앙 전조?

손병호 기자 2015. 6. 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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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사와라 제도 인근 발생.. 동일본 대지진 이어 큰 규모 진원 깊이 682km 피해는적어

일본을 비롯한 환태평양화산대의 일명 '불의 고리' 주변으로 지진과 화산 활동이 잇따르고 있다. 연쇄적 작용이라고 의심이 들게끔 4월과 5월 활동이 눈에 띄게 부쩍 늘었고, 특히 동태평양, 서태평양, 남태평양은 물론 알래스카 일대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고리 전체가 꿈틀거리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재앙의 전조가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점점 불안해지는 일본 열도=31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24분 도쿄도 남쪽 북태평양 해상의 오가사와라 제도 인근에서 규모 8.1의 강진이 발생했다. 1885년 이후 일본 주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규모 9.0)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수도권의 가나가와현 동부에서 진도 5를 웃도는 진동이, 도쿄 도심에서 진도 4의 흔들림이 생기는 등 일본 열도 전체가 흔들렸고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이 지진으로 모두 12명이 부상했다. 우리나라 남해안과 동해안, 제주도 일부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그러나 진원 깊이가 682㎞여서 피해가 적었다.

일본 기상청은 필리핀해판(플레이트) 밑으로 파고들어가는 태평양판에서 지진이 발생해 지진파가 판의 표면을 따라 잘 전달되는 성질 때문에 진원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흔들림이 컸다고 밝혔다.

더구나 이 지진은 일본 남부 가고시마현 구치노에라부섬에서 폭발성 분화가 생긴 지 하루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학계에서는 지진과 화산 활동이 서로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5월에 눈에 띄는 지진과 화산 활동이 몇 차례 더 있었다. 지난 25일에는 도쿄와 가까운 간토지방 사이타마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고, 15일에는 그 위쪽의 후쿠시마현에서도 규모 5.1의 지진이 관측됐다. 5일에는 역시 도쿄 인근의 하코네산에서 화산성 수증기가 발생해 당국이 '분화 경계'를 발령했다.

학계에서는 이들 지진이나 화산 활동이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일 가능성에 우선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에도 통상 큰 지진이 발생하면 길게는 5년 정도까지 여파가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직 뚜렷한 연관관계를 찾아내지는 않았지만 태평양을 둘러싼 '불의 고리'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 차원이 아닌 환태평양 전체의 연쇄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추정이다.

일련의 활동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교토대학의 아구치 마사토 교수는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구치노에라부섬 화산 폭발도 일련의 긴 활동의 초기 단계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큰 규모의 폭발이 생길 우려가 있어 2∼3년은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태평양 전체가 불안 조짐='불의 고리' 가장 위쪽에 위치한 알래스카 남서부 해안에서 지난 28일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다. 시차를 감안하면 구치노에라부섬 화산이 터진 지 얼마 안 돼 발생한 지진이다.

미국에서는 과거에도 대지진이 종종 발생했던 캘리포니아 지역이 요동치고 있다. 5월 7일에는 하루에 규모 2.7∼3.7 지진이 일곱 차례 일어났고, 같은 달 14일에도 규모 3.1 지진이 발생했다. 현지 당국에서도 지나치게 활동이 잦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남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4월 22일 칠레 남부의 칼부코 화산이 분화해 당국이 주민 6500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칠레 당국은 "화산 분출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수개월 이상 간헐적으로 비슷한 분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지금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남태평양 역시 5월 중에 파푸아뉴기니와 솔로몬 제도, 뉴질랜드에서 6.0∼7.5의 강진이 이어져 왔다. '불의 고리' 전체에서 화산과 지진이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발생한 것은 태평양판 전체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맞닿은 네팔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도 동일본 대지진 여파 등의 태평양판과의 연관성 때문이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태평양판은 필리핀해판과 맞닿아 있고, 필리핀판은 다시 인도판과 닿아 있다.

인터넷 등에서는 돌고래 집단자살 등의 자연현상과 맞물려 '대재앙'의 전조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진이 잦아지면서 일본 정부와 손해보험사들은 2016년부터 가정용 지진보험의 요금을 단계적으로 20∼30% 올리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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