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3명 슈퍼대의원, 힐러리-샌더스 운명 가르나

2016. 2. 1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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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이 예상 외의 접전으로 흘러가면서, 사실상 ‘슈퍼대의원(super delegate)’이 대선 주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대두하고 있다.

슈퍼대의원은 당원 대회(코커스)나 국민 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을 통해 결정되는 ‘선언 대의원(Pledged delegates)’과는 달리 선거 없이 지지 후보를 결정할 수 있다. 민주당의 총 대의원 수는 4763명으로 과반인 2382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주자가 최종 대선후보로 지명되는데, 슈퍼대의원 수가 713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막강하다. 특히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면 벌일수록 슈퍼대의원의 영향력은 강해진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도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와 힐러리 후보의 선언대의원 지지율은 51% 대 49%로 박빙이었지만, 슈퍼대의원에서는 66% 대 34%로 오바마가 크게 우세해 대권을 거머쥘 수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현재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후보의 접전 양상도 비슷하다. 당초 민주당 경선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업은 샌더스 후보가 예상외의 선전을 펼치면서 경선은 시계제로의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현재까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예비경선을 통해 확보한 대의원은 클린턴 32명, 샌더스 36명으로 샌더스가 작은 격차로 앞서고 있다.

슈퍼대의원에 있어서는 힐러리 후보가 샌더스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AP통신은 18일(현지시간) 슈퍼대의원을 포함할 경우 힐러리 후보가 샌더스 후보를 481명 대 55명으로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슈퍼대의원들이 힐러리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그들 대부분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멤버나 상·하원 의원, 주지사, 전직 정·부통령 등 당 수뇌부 급이기 때문이다. 선언 대의원이 일반 당원이나 국민의 뜻을 반영한다면, 슈퍼대의원은 민주당 엘리트 집단의 의사를 대변하는 것이다. 지난해에야 대선 출마를 위해 민주당에 입당한 ‘아웃사이더’ 샌더스 후보보다는, 오랜 기간 민주당의 유력 주자로 자리잡아온 힐러리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힐러리 후보가 잇단 악재에 고배를 마시고 있음에도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다만 샌더스 후보 쪽에도 희망은 있다. 슈퍼대의원은 ‘대세론’에 쉽게 흔들리며, 전대 전에 언제든지 입장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샌더스 캠프의 실무진인 태드 디바인은 AP에 “슈퍼 대의원들은 어차피 본선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있는 후보 뒤에 줄을 서고 싶어한다”며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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