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위기 美.. 찢어지기 전에 브레이크 밟아야"

서혜진 2016. 7. 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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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 경찰 잇단 총격인종·경제·정치 등 불안, 극단주의자 무차별 행동1960~70년대 재현 우려

흑인 - 경찰 잇단 총격
인종·경제·정치 등 불안, 극단주의자 무차별 행동
1960~70년대 재현 우려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지난주 흑인과 백인 경찰 총격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미국에서 위기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힐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의 치안, 흑인의 민권운동, 베트남전 반전운동을 둘러싸고 강렬한 긴장감이 조성된 1960∼70년대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법 시스템 내 인종 차별 뿐 아니라 경제적 불안과 정치적 양극화, 소셜미디어의 폭발적인 성장 등이 위기를 격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흑인들도 폭력이 아닌 평화적인 방식으로 뜻을 전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5∼6일 루이지애나주와 미네소타주에서 각각 경찰이 공권력을 과잉 사용해 흑인을 살해하자 7일엔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이에 앙심을 품은 예비역 육군 장병 출신 흑인이 숨어서 경찰을 조준 사격해 5명을 살해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이같은 사건들은 이미 극심하게 양분화된 미 사회구조가 완전히 찢겨졌다는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미국의 보수성향 잡지 내셔널리뷰는 자사 웹사이트에 "미국은 깊은 수렁으로 달려가고 있으며 이제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라는 헤드라인 기사를 올렸다.

시민 운동가이자 공화당 소속의 앨 샤프톤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 극단주의자들이 지금의 불안감을 악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찰이 존경받으며 그들의 임무를 할 수 있으며 시민들이 보호받는 균형잡힌 시스템을 원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극단주의자들이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현 상황을 1968년과 비교하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1968년 4월 민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이, 5월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 로버트 케네디가 암살되는 등 미국은 민권운동과 베트남전 반전운동으로 혼란이 극에 달했다.

방송인이자 작가인 얼 오파리 허친슨은 "당시 폭동과 불타는 도시들, 흑표당의 등장과 격변이 있었다"며 "이 모든 것을 추진하는 것은 양극화, 분열이었다. 거의 50년이 지난 지금 그같은 심리가 재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1968년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줄리안 젤리저 프린스턴대 역사학과 교수는 "지금은 1968년이 아니다. 많은 것들이 변했다"며 "지난 밤 목격했던 폭력은 1960년대 벌어졌던 폭동들보다 약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 미국이 유례없이 불안한 상황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인종차별과 사법 시스템 문제 뿐 아니라 경제적 불안과 정치 시스템 문제, 정치적 양극화, 소셜 미디어의 폭발적인 성장에 의해 불안감이 격화되고 있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지난 2014년 퓨리서치 연구에 따르면 정치적 양극화는 지난 20년간 심해졌다. 2014년 조사 당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이 상대당에 대해 "매우 불만"이라고 답한 비율이 1994년에 비해 두 배나 높아졌다.

퓨리서치의 선임 연구원인 알렉스 타이슨은 임금 정체와 소득 불균형, 경제 불안 효과들이 현재 폭발하기 직전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정치권의 갈등 상황도 사태를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안되고 있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히스패닉과 여성을 비하하며 갈등을 조장하고 있고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법 집행기관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허친슨은 "(사회 갈등의) 간극을 이을 방법이 안보이기 때문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와관련 "미국은 일각의 주장처럼 분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슬픔과 분노, 향후 대처에 혼란이 있지만 우리 사회가 이렇게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이게 우리가 원하는 미국인의 모습이 아니라는 인식의 일치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찰스턴의 저격범이 백인을 대표하지 않듯이, 댈러스에서 공격을 자행한 미치광이가 흑인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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