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국채매입 1200조 돌파.. 사들일 채권이 없다

송경재 2016. 9. 6. 17: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1월 매입 한계 올듯 독일 국채는 비싸서 못사

11월 매입 한계 올듯 독일 국채는 비싸서 못사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매입 규모가 1조유로(약 1200조원)를 돌파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마켓워치 등 외신들이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ECB가 매입대상 자산 기준을 완화하지 않으면 더 사들일 자산이 없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8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집행이사회가 예정돼 있는 ECB의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T는 ECB의 자산매입 규모가 지난 1일 1조유로를 돌파해 1조20억유로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에 따르면 이는 유로존 전체 정부.정부기관 채권 물량의 약 7분의 1에 이르는 규모다.

ECB가 2015년 3월 시작한 자산매입을 통한 통화공급, 양적완화(QE)는 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 독일국채(분트)를 비롯한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폭등해 지금 기준으로는 ECB가 사들일 수 있는 자산이 거의 바닥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ECB가 매입자산 세부내역은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지만 씨티그룹은 오는 11월이 분트 매입 한계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씨티그룹 금리전략가인 아만 반살은 "ECB가 언제 (자산 매입) 벽에 부딪힐지는 그 시기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지만 모든 이들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면서 11월이면 일단 가장 안전한 독일 국채는 너무 비싸서 현재 기준으로는 이를 사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살은 이어 "ECB는 채권매입 속도를 늦출 수도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시장에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RBC도 ECB가 추가 확대에 나서지 않으면 시장에는 부정적인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글로벌 채권부문 책임자 프랑크 딕시미어는 "이는 이제 신뢰성의 문제가 됐다"면서 "이번 ECB 집행이사회는 시장에 새로운 거시 전망과 새로운 의지를 전달하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ECB의 실탄이 떨어졌다는 의심이 나오고 있지만 ECB는 되레 필요할 경우 언제든 추가완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크게 못 미치는 0.2%에 그치고 있고, 경제성장 속도 역시 더디기 때문이다.

최소한 내년 3월까지는 주로 국채를 중심으로 매달 800억유로씩 자산을 사들이기로 한 ECB는 이르면 이번 회의에서 기한을 9월로 반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입대상 자산 한계에 근접한 ECB가 취할 수 있는 대안은 규정완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각국별로 정해진 자산매입 비중을 조정하고, 수익률이 마이너스(-) 0.4% 미만인 채권은 사들일 수 없다는 규정도 완화해 수익률이 이보다 더 낮아도 매입이 가능토록 하는 방안이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