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돈이 부른 자산 거품 '경고등'

송경재 2016. 9. 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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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등 글로벌 경제 불안한데.. 증시 오르고中 등 성장세 주춤한데.. 신흥국에 투자 몰려경제 펀더멘털은 안좋아.. 곳곳서 위험한 상승 지적

美 등 글로벌 경제 불안한데.. 증시 오르고
中 등 성장세 주춤한데.. 신흥국에 투자 몰려
경제 펀더멘털은 안좋아.. 곳곳서 위험한 상승 지적

주식시장부터 상품, 신흥시장에 이르기까지 거품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이하 현지시간) 시장이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여건)이 강화된 덕분이 아니라 시중에 넘쳐나는 돈에 바탕을 둔 것이어서 위험하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공포지수로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 2일 11.98로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여파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1월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로 어수선했던 6월의 절반 수준이다.

뉴욕증시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올 들어 6.7% 뛰었고, 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20% 급등했다. 또 모간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주가지수는 31% 폭등했다. 6일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시장 상승세의 바탕이 돼야 할 펀더멘털은 좋지 않다.

미 경제성장세는 불규칙하다. 노동시장은 꾸준히 나아지고 있지만 제조업은 위축되고 있다. 석유는 재고가 계속 늘면서 사상 최고 수준에 육박하고 있고, 줄어들 기미조차 없다. 기업 실적도 안 좋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성장세는 이전에 비해 낮아졌다. 이런데도 VIX가 2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는 것은 투자자들이 만족감에 도취돼 있고, 시장이 변할 때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이 타격을 입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시장을 뒤흔들 첫번째 요인으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오는 12월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51%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단발적 금리인상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수 있지만 연준의 금리인상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추가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문제다.

금리인상이 없더라도 미 기업실적 악화가 거품 붕괴를 촉발할 수도 있다. S&P500 편입기업 이윤은 4분기 연속 감소세다. 매출은 6분기째 하락세다. 실적둔화 속에서도 주가가 오르면서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배율(PER)은 지난 10년 평균치 16을 크게 웃도는 18.4까지 올랐다.

신흥시장 자산 거품에 대한 우려도 높다.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자산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신흥시장 경제 성장세는 이전에 비해 둔화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에 따르면 신흥시장 성장률은 올해 평균 4.1%로 2010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 5.4%를 크게 밑돈다. 크레스캣 캐피털의 케빈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증시와 위안부터 브라질 주식, 호주 달러에 이르기까지 신흥시장 자산들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곧바로 하강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한 가지 더 있다. 흐름에 좌우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런던 헤지펀드 파사나라 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프란체스코 필리아는 "많은 투자자가 강세장에 대한 믿음이 아닌 시장 오름세 속에서는 계속 투자하는 게 낫다는 이유로 사들이고 있다"면서 "이런 시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상품, 신흥시장 자산은 심각한 충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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