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도미노..민생苦 가중

정준영 입력 2011. 4. 26. 18:14 수정 2011. 4. 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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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줄인상'에 정부 '속수무책'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 외국계 회사의 잇따른 담뱃값 인상으로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26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가 오는 28일부터 던힐, 보그 등 2천500원짜리 담뱃값을 200원(8%) 인상키로 한데 이어 JTI코리아도 다음달 4일부터 마일드세븐 등 12개 제품의 값을 BAT와 같은 폭으로 올리기로 했다.

우려했던 담뱃값 인상의 도미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서민경제의 고통을 외면한 편승 인상이 아니냐며 외국계 담배회사를 몰아세우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담배 제조업체 4곳 가운데 나머지 2곳인 KT & G와 필립모리스는 당장 인상계획이 없지만 외국계인 필립모리스는 인상 압력을 받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이번 인상은 대표적 규제산업인 담배업계의 관행에 비춰 '반란'에 가깝다는 게 정부 안팎의 지적이다. 세금 등의 조정이 이뤄질 때 일제히 올리던 관행과 달리 내부 사정에 따라 개별회사별로 올리는 초유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담뱃값은 2009년 정부가 인상작업을 하다가 '서민 증세'라는 역풍을 맞아 백지화했을 정도로 서민경제와 물가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은 엄청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전국 가구 가운데 소득 하위 20%가 담배소비에 쓴 돈은 월평균 전체 소득의 1.16%로 상위 20%(0.27%)의 4배를 웃돌았다. 또 담뱃값이 모두 8%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086%포인트 밀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업계에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협조를 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담뱃값은 신고제로 업계 자율 사항"이라며 "그래도 서민경제를 조금이라도 생각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인상 움직임을 강하게 억누르지 못한 것은 외국계 회사인 사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인상계획 철회를 요구하거나 외국계 회사의 경제·사회적 기여도를 문제삼는 목소리도 새나온다.

엽연초생산조합중앙회는 이날 '외산담배 가격인상 규탄대회'를 가졌다. 조합측은 모 외국계 회사를 겨냥, "2002년 국내에 제조공장을 설립하면서 국내산 잎담배 사용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담배의 점유율이 40%를 웃돌 정도로 높아졌지만 사회공헌도는 미미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반발 기류가 확산됨에 따라 정부가 시차를 두고 담합이나 편승 인상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지 주목된다.

prin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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