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만 年 14조.. 나랏빚 방치 땐 스페인 꼴
[세계일보]나랏빚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이자비용이 5년 만에 4조원이나 불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부채 자체도 문제지만, 이자가 빚을 눈덩이처럼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도 빚더미에 앉은 가계처럼 '이자 폭탄'의 후유증을 겪게 된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기구인 국가재정운용계획 총괄·총량분야 작업반은 12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에서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 토론회'를 열고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부채의 이자비용은 2007년 10조2000억원에서 올해 14조2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자에서만 5년 새 39.2%의 추가 부담이 생기는 셈이다.
이는 국가부채가 매년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국가부채는 2007년 299조2000억원에서 올해 445조9000억원으로 145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문제는 앞으로 통제하기 힘든 복지수요 증가 사태가 현실화되면 이자 비용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보고서는 "국가부채가 이자부담을 키워 복지보다 시급한 분야에 재원을 투입할 수 없게 된다"며 "의료급여, 기초노령연금, 영유아 보육료 등 복지분야 국고보조사업에 투입되는 국비지원액 12조7000억원을 이미 초과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점을 고려하면 균형재정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스페인은 1인당 소득과 인구 규모가 우리와 비슷한 나라로서 2007년 국가부채 대비 GDP 비율이 36%에 불과한데도 결국 재정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일랜드도 2007년 국가부채 비율이 같은 해 한국의 31%보다 오히려 낮은 25%였다.
최상대 재정부 예산총괄과장은 "재정이 없다면 국가부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균형재정은 하루빨리 달성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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