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되려면 1억" 자살한 시간강사 폭로 '무혐의'

2010. 11. 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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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찰, 채용비리 폭로 대학 지원하지 않아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대학 시간강사가 교수 채용 비리 등을 폭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광주 모 대학 시간강사 서모(45)씨가 유서에서 폭로한 교수채용 비리, 논문 대필 등을 수사한 결과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서씨가 교수 채용을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고 언급한 전남과 수도권 사립대학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전남의 대학은 서씨의 전공과정이 개설돼 있지 않았고 수도권 대학은 외국인만 채용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서씨는 이들 대학 교수 임용에 지원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씨가 지난 2000년부터 시간강사로 일해온 이 대학은 최근 5년간 서씨 전공과정에서는 교수를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 유족들의 동의를 얻어 서씨가 유서에서 증거자료라고 밝힌 이메일과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해 분석 작업을 벌인 결과, 서씨가 제기한 논문대필 의혹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메일 등에는 서씨가 작성한 50여편의 논문이 날짜별로 정리돼 있었으며 경찰은 분석작업을 통해 서씨의 대필이 아닌 지도교수와의 공동논문으로 결론 내렸다.

지도교수가 논문의 주제와 방향 등을 정하고 관리했으며, 서씨는 논문을 직접 작성하는 형식으로 일반적인 논문 작성 관행과 다르지 않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모든 학회에 발표된 논문에는 지도교수의 이름과 함께 서씨의 이름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도교수와 서씨의 금융계좌를 분석해 지난해 6월 서씨가 지도교수로부터 받은 연구비 1천200만원을 관리한 사실 외에 지도교수가 서씨로부터 돈을 받았거나 연구비를 유용한 물증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가 유서에서 제기한 당사자와 근무 대학, 비정규교수 노조와 함께 의혹을 밝혀내려 했지만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며 "서씨가 오랫동안 교수 임용이 되지 않는 극한 상황에서 이를 원망하는 마음을 담아 유서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을 남긴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자신의 집에서 연탄불을 피워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씨가 교수 채용 과정에서 수억원의 돈이 오가고 있고, 논문 대필도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등의 충격적인 내용이 담긴 유서를 작성,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이후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가 지난달 시간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고 시급을 배로 올리는 내용의 처우 개선책을 발표하는 등 시간강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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