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댓글' 대선판도 흔드나..朴 '긴장'·文 '기대'

박정규 입력 2012. 12. 14. 16:56 수정 2012. 12. 1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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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정규 추인영 기자 = 대통령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는 불법선거운동 논란이 대선판도에 어떤 결과를 미칠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조작'논란에 이어 선관위의 새누리당 간부 고발건이 이어지면서 막판 선거판세에 적잖은 변화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14일 현재까지 상황을 토대로 할 경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의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박 후보 측은 그동안 지지율 우위를 유지하며 다소 여유를 갖고 있었는데 갑자기 '불법 댓글'논란이 빚어지자 상당한 긴장감을 드러내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반면 문 후보 측에서는 이번 사건이 꾸준하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지지율을 더욱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하며 막판 역전에 잔뜩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새누리, 선관위 발표에 속내 '복잡'…"피의사실 공표" 반발도

새누리당은 이날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조작'논란속에 선관위가 당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미디어단장 윤모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키로 하자 극도로 예민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일단 "당에서는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 박 후보 명의의 임명장 800여장이 적발된데다 선관위가 직접 새누리당 선대위 국정홍보대책위원회의 사무실 임대료 부담, 직원들의 급여 지급계획 등 구체적인 정황을 제기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다만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조작'건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을 겨냥, 물증을 내놓으라며 역공에 나섰으나 당장 진실규명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고민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선후보가 이날 직접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포했지만 시점이 선관위의 발표와 맞물리면서 새누리당으로서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 후보가 이날 회견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선거가 도저히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인지 허위비방이 갈수록 도를 넘더니 이제는 국가기관까지 정치공작에 끌어들이고 있다"며 "이런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대통령 비방하는 댓글 하나 달아도 컴퓨터 내놓으라고 폭력정치, 공포정치 하지 않겠나"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이날 새누리당 관계자의 불법 선거사무실 운영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선관위의 '피의사실 공표'를 강조하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선관위는 (불법선거 의혹) 조사를 할 수 있어도 확정 발표할 권한은 있지 않다"며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 보도자료를 만든 것은 '피의사실공표'"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새누리당의 이같은 상황은 지난 2011년 4·27 강원지사 보궐선거 당시 일어난 강릉 펜션 불법 전화홍보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당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였던 엄기영 후보 측은 강릉의 한 펜션에서 전화홍보원 20여명을 고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하다가 적발됐다. 결국 민주당 최문순 후보에게 5%포인트 정도 앞서던 엄 후보는 낙선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그간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맞서 네거티브 하지 말라고 역공을 펼치다가 오히려 적반하장이란 소리를 듣게 됐다"며 "앞으로 판세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민주, 상승세 '바람' 효과 기대…"중도표 흐름 감지"

그동안 박 후보를 맹렬하게 추격해온 문 후보 측의 경우 최근 일련의 사건 속에 좀 더 기대감이 커진 눈치다.

문 후보 측은 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불거진 사건아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애초 먼저 제기했던 국정원 여론조작 의혹에 대해 박 후보 측에서 '여직원 감금'으로 역공을 펼치고 나오자 선거에 미칠 효과가 다소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던 터였다.

이 때문에 추후 대응전략을 고민하는 듯했지만, 곧바로 선관위발로 터져나온 새누리당 관계자 불법 선거사무실 운영 현장 적발 소식에 문 후보 측은 표심 확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날 박 후보가 직접 나서서 문 후보를 향해 강한 공세로 일관하자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가 만약 차분하게 '책임을 진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을 경우 표심을 덜 흔들 수도 있지만 이 같은 '네거티브' 대응이 박 후보의 지지율 유지에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 후보 측은 이번 사건들로 인해 수도권이나 PK(부산·경남)지역 등에서 움직이는 중도성향의 부동표를 가져오는 데 큰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보수 결집에 치중했던 박 후보에 비해 문 후보의 정책선거 및 윤여준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의 찬조연설 등 보수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이슈 역시 중도표 확보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선거를 코앞에 둔 이번 주말에도 광화문 유세 등을 통해 수도권 표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상승세 효과를 최대화시키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오는 16일 있을 마지막 TV토론을 통해서도 문 후보의 안정적인 이미지 부각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고 있다.

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우상호 공보단장은 "문 후보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부동표의 향배가 어디로 가느냐는 것이 주목했던 대목인데 중도층이 우리 쪽으로 넘어오는 것 같은 흐름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또 "박 후보까지 등장해서 본격적으로 네거티브를 기자회견을 통해 하는 것은 처음 봤다. 그만큼 다급해진 것 같다"며 "그저께 윤 위원장의 찬조연설도 중도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iinyoung85@newsis.com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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