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신청사 , 안들어가면 안되나"

김재덕 2012. 7. 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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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낭비 많고 비효율", 직원들도 "감옥같다"

[CBS 김재덕 기자]

8월 말 완공, 9월 초 입주를 앞둔 서울시 신청사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영 마뜩치 않아 하고 있다.

'100년을 내다보는 서울의 랜드마크'라는 주장과 달리 '메뚜기 같다', '쓰나미가 덮치는 듯한 위압적 형상이다'는 등의 숱한 디자인 논란과는 별개로 건물 자체가 업무공간으로서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내부 마감재 공사가 한창인 최근 신청사를 둘러본 뒤 "3천억원을 들였는데 어떻게 이렇게 비실용적으로 지을 수 있느냐. 보여주기식의 전형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시 관계자들이 전했다. "안 들어가면 안되느냐"는 말도 했다고 한다.

박 시장이 신청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은 디자인을 중시하다 보니 구조가 비실용적이고 공간 낭비가 많은데다 조망도 좋지 않고 자연통풍도 잘 안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청사는 곡선을 살리려다보니 건물의 바닥면적 71,811 m²중 상당 부분을 아예 쓰지 못하게 돼 있다. 시 관계자는 공간 낭비가 바닥 전체 면적의 5분의 1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취재진이 26일 내부에 들어가보니 건물 외벽과 내벽 사이에 8m~ 13m 가량의 공간이 비어 있고, 건물 자체도 정면 두 곳을 130m²가량 비워뒀다.

이정휴 공공사업부장은 "건물 외벽과 공간을 둔 것은 디자인 측면과 함께 여름철 겨울철의 온도 조절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에서 밖을 보니 정면에는 건물 유리 외벽을 지탱하는 철골 구조물이 볼썽 사납게 시야를 가로막고 있었고 측면도 전망이 막혔다.

6층에 위치한 160.16m²의 시장실은 비정상적이게도 정면에서 볼때 좌측의 한 귀퉁이에 밀려나 있다. 시장실에서도 덕수궁쪽 전망은 외부 디자인을 위한 구조물에 사선으로 가려져 있고 창문도 없다.

박 시장은 "어떻게 민원인들이 시장실을 찾아오기 어렵게 만들었느냐"며 "엘리베이터 바로 옆(정책특보실)으로 옮기면 안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위치를 옮길 경우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는데다 뒤편 프레스센터에서 집무실이 바로 들여다보여 울며 겨자먹기로 그냥 쓸 수 밖에 없게 됐다.

행정1·2부시장실, 정무부시장실과 정무수석실은 6층의 정면에 위치해 있지만 그렇다고 좋아할 일도 아니다. 정면에는 철골 구조물 밖에 보이는게 없기 때문이다.

신청사를 둘러본 직원들도 불만이 많다. 업무공간이 좁은데다 자연 통풍도 안돼 답답하다고 입을 모은다.

내부를 둘러본 한 직원은 "마치 감옥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전체 5천여명중 2천 2백여명이 입주하게 되고 나머지는 서소문, 을지로 청사로 들어간다. 업무공간은 서소문,을지로, 남대문 청사 등에 나뉘어져 있는 지금은 직원 한 명당 차지하는 면적이 6.8m²~ 7.1m²이지만 신청사로 옮기면 한 명당 5.8m²까지로 좁아진다.

전체 연면적 9만788㎡ 중 업무용 공간으로 배정된 부지는 2만7,139㎡(30%)에 불과한데, 이는 박원순 시장의 결정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오세훈 전 시장 당시에 이미 결정한 사안이라는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청사는 전면을 유리로 뒤덮어 자연 통풍에 의존하기보다 강제로 기계 공조에 의해 공기를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통풍을 한다. 다만 봄과 가을철에는 전면 유리 3층 높이에 설치해놓은 44개의 창문을 열어 자연풍을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신청사가 친환경 건물이라 하지만 검증되지도 않았다"며 "박원순 시장이 직원들이 많이 답답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솔직히 할 수만 있다면 신청사를 임대하거나 매각하고 싶다"며 "내부 공간만이라도 잘 활용하도록 설계했어야 하는데 너무 디자인만 중시하다보니 이런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 신청사 건립은 2005년 현 위치에서의 본관 보존 및 개축, 신청사 건립으로 결정한 뒤 서울시와 문화재청간 숱한 갈등 끝에 2008년 건축가 유걸 씨의 디자인안을 선정해 오세훈 당시 시장이 결과를 공표했었다.

jdeo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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