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희정 새누리 의원, 본회의중에 지역구 취업 청탁

2013. 5. 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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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착] 지역구인사 아들 국방과학연구소 취업부탁 받고 알아봐줘 "압력행사 안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현직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 거주하는 인사의 아들 취업청탁을 받고, 법안통과가 논의되는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비서관을 통해 해당 채용기관의 국회담당관에게까지 채용문의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의원이 계속 스마트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받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 촬영된 사진에서 나타났다.

3일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부산 연제구)의 국회 본회의 사진을 보면, 김 의원은 지난달 29일 오후 1시~3시30분 사이에 이아무개 비서관으로부터 모두 6통의 문자메시지를 전달받았다. 이 휴대폰 문자내역에는 이 비서관의 문자메시지만 나타나있을 뿐 김 의원이 지시하거나 의견을 내놓은 대목은 나와 있지 않았다. 이 비서관은 이날 오후 1시7분 이 의원에게 보낸 문자에서 "의원님, 공OO 회장 아드님 취업관련 부탁연락 왔음, 국방과학연구소, 의견주십시오"라고 전했다.

이 비서관은 오후 3시7분 보낸 문자에서는 "의원님, 국회담당관 통해 확인해본 결과 이번에는 분야가 해당이 안됩니다"라며 "조만간 직원채용공고가 추가로 날 수 있어, 이 부분은 따로 확인하여 보고드리겠음"이라고 보고했다. 이어 보낸 문자에서 그는 "의원님, 5월 6일 이후 추가공고 뜨고, 6~7일 경에 지원가능여부 확인 됩니다"(오후 3시25분)라고 덧붙였다.

문자에 나온 내역의 진위여부를 확인해본 결과 아들의 취업부탁을 한 공OO 회장은 부산에 거주하는 인사로 김 의원의 지역구(부산 연제구) 관리 차원에서 여러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던 문자메시지.

김 의원실의 이 아무개 비서관은 2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지역에 계신 분으로 유지급은 아니다"라며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는 알고 지내고 하는데, 명함 한번 받아본 분들도 취업시켜달라고 부탁 많이 하더라. 지역에서 오는 사람이 가장 어렵다"고 밝혔다.

공씨의 취업 부탁에 대해 이 비서관은 "지역 민원이 있지 않느냐. TV 인터넷에 보면 취업 공고가 나왔길래 (알아)봐드린 것"이라며 "알아보니 공 회장이 전형일자도 잘 몰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 비서관이 실제로 국방과학연구소 채용과정에 대해 해당 연구소의 국회담당관에게까지 직접 전화를 건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과학연구소 국회담당관을 맡고 있는 이 아무개 과장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이 비서관으로부터 지난달 29일) 연락이 왔길래 '홈페이지 뜨니까 참고하라'고 했다. 우리 연구소는 채용을 수시로 하고 후반기에도 하고 공채모집이 뜰테니 참고하라는 정도로 얘기해줬을 뿐"이라며 "(이 비서관을) 전혀 알지도 못했고, 인사상황은 함부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홈페이지만 참조하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 비서관은 "지역에서 (부탁) 말씀을 하시니 확인해드린 것"이라며 "(공) 회장님이 잘못 알고 있더라. 민원이 있으면 된다, 안된다 알아보는 차원에서 알려는 줘야 한다. 더구나 공고가 난 것도 아니었다. 4~5월에 정기공채 공고를 띄운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김희정 의원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에 대해 이 비서관은 "(취업부탁과 관련해) 지원할 수 있는지 없는지 알아봐드리는 정도일 뿐"이라면서도 "이런 민원이 들어오게 되면 (의원에게) 보고를 드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던 문자메시지.

청탁이 아니냐는 지적에 이 비서관은 "우리가 (취업시키라는) 압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다"라며 "(국방과학연구소 취업에 대해) 아는 게 있어야 대답할 것 아니냐. (국회담당관에게) 물어보니 홈페이지 찾아보라고 하더라는 게 전부"라고 답했다.

이후 이 비서관은 1시25분께 김 의원에게 보낸 문자에서 "유승민, 한기호, 김성찬, 김종태, 손인춘, 송영근, 유기준, 유정복, 정희수 의원님입니다"라고 전했다. 9명의 의원들은 모두 새누리당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이다. 김희정 의원은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방송 공공성특별위원회 등 상임위도 국방과학연구소와는 무관하다.

국방과학연구소는 통상 5월에 상반기 정규직 공채(석사학위 소지자 이상)를 실시하는데, 올해의 경우 수요가 많아 지난 1월에 한차례 채용을 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오는 10일부터 상반기 공개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며, 7~8월경 합격자가 발표된다. 현재 진행중인 채용절차는 '산학장학생'(박사학위 이상, 연구직-학비보장 및 졸업후 입소보장)을 선발할 예정으로, 지난달 16일 공고가 나갔으며, 전기‧전자‧전산컴퓨터 전공자 수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취업부탁을 한 공 회장의 아들은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다고 이 비서관은 전했다. 다만 어떤 전형절차로 응시하려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답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희정 의원은 2일 오후 전화통화에서 "파악한 뒤 전화하겠다"고 말했으나 연락이 없었으며, 3일 오전까지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질의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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