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당 기반 없인 어렵다" 안 "차라리 무소속 대통령"

2012. 10. 1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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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안 '단일화' 놓고 기싸움

문재인 "단일화만 하면 이길수 있다는 낙관은 안된다, 민주당만이…" 사실상 양보 촉구안철수 "여당 대통령 되면 밀어붙이기…야당 당선되면 여소야대…" 입당전제 단일화 부정적'단일화 거부' 해석은 경계하는 안쪽 "그렇게까지 멀리 보고 한 말은 아니다"

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가 10일 '야권 후보 단일화' 방안과 관련해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문 후보는 '민주통합당으로의 단일화'를 강조한 반면, 안 후보는 전날에 이어 거듭 무소속 대통령도 가능하다고 강조해 대조를 보였다.

안 후보는 이날 대전 대흥동 거리에서 시민들과 만나던 중 "'무소속 대통령도 가능하다'는 말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 말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무소속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비교적 상세히 밝혔다. 안 후보는 전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펴자 "(무소속 대통령도) 할 수 있다"고 짧게 답했다. 안 후보는 지금처럼 새누리당이 다수당인 상태를 전제로, 대선에서 여당이 승리하면 '밀어붙이기'로, 야당이 승리하면 '여소야대'로 양쪽 모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차라리 무소속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고 양쪽을 설득해 나가면서 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무소속 대통령'은 여야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정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낮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다. 안 후보는 "단일화가 불가능하단 말인가"라는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안 후보의 이날 발언은 '무소속 대통령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원론적으로 풀어낸 것으로, '무소속 대통령'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보긴 힘들다. 어떤 면에선 정치적 파장을 예상치 못한 채 자신의 원론적 생각을 그대로 밝힌 정치적 실언의 성격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쨌든 안 후보의 발언은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다. '민주당 입당을 전제로 한 단일화에는 응할 수 없다', '여건이 형성되지 않으면, (3자 대결이 되는) 무소속 출마도 강행할 수 있다'는 의사 표시로 이해될 수 있는 폭발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 후보 캠프 내부에는 무소속 대통령론에 근거한 '독자출마론'을 주장하는 참모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안 후보의 '무소속 대통령 가능론'이 독자후보 또는 단일화 거부로 이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안 후보가 단일화에 부정적인 것으로 확인될 경우, 안 후보를 지지하는 야권 지지층의 상당수가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이날 안 후보 발언 직후, 안 후보 캠프에선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 안 후보의 발언을 추가설명하고, 안 후보도 정연순 대변인을 통해 자신이 정당정치를 부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박 본부장은 "당론으로 의원들의 의사결정을 통제하는 현 정당정치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말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본부장은 '민주당 입당 불가론'으로 해석된다는 질문에 "그렇게까지 멀리 보고 한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안 후보도 자신의 발언을 추가설명하는 서면 발언을 통해 "제가 꼭 그렇게(무소속 대통령)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무소속 대통령이 존재한다면" 등이라고 말해 자신의 '무소속 대통령론'이 원론적 차원임을 강조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 "단일화를 거부한다는 메시지는 아니다"라며 "단일화를 하더라도 민주당에 무조건 입당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이 쇄신을 통해 안 후보가 입당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소속 후보의 한계를 집중 공략하는 민주당에 맞서, '정당 쇄신에 주력하라'는 역공을 펼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전북 완주에서 열린 전북 당원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해 "민주당으로의 단일화만이 대선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고 말해 안 후보와는 다른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는 "민주당만이 성공하는 민주정부를 만들 수 있다. 그래야 정치변화, 시대변화를 안정감 있게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다"며 "정당 기반 없이는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거듭 민주당에 기반한 단일화를 강조했다.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던진 메시지는 두 가지다. 1차적으로 민주당 후보인 문 후보 자신이 단일화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에 대한 사실상의 양보 촉구다. 동시에 정당에 기반할 때 대선 승리는 물론 정치 쇄신과 성공적 국정운영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당 기반이 없는 무소속 안 후보에게 양보가 아니면, 최소한 단일화 뒤 입당이라도 하라고 압박한 셈이다.

대전 완주/손원제 송채경화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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