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안나오는 `급성요폐'..삶의 질↓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9.11.04 06:14

과음.추위.감기약이 원인..전립선비대증에 동반
감기약 조제 전 의사한테 전립선비대증 알려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최근 배뇨장애요실금학회가 전국 9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2008년 한 해 동안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1만명당 8.4명이 `급성요폐' 환자로 집계됐다.

이는 응급실을 찾은 중요 질환인 맹장염 환자의 10분의 1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급성요폐로 응급실을 방문한 287명 중 남성의 57.0%, 여성의 66.7%가 한번의 요폐가 아닌 재발성 급성요폐를 경험한 경우였고, 약 50%의 환자는 이미 배뇨장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였다는 점이다.

질환이 완치되지 못하고 재발을 반복하는 셈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기과 김영호 교수(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홍보이사)는 "일반 환자들이 급성요폐가 제대로 치료되지 않고 방치되면 만성병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게 병을 키우는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의료진의 도움말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급성요폐에 대해 알아본다.

◇ 급성요폐란 = 급성요폐는 소변을 보려고 해도 전혀 소변을 볼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방광과 요도의 기능이 마치 심장마비처럼 일시적 장애를 일으키면서 아무리 힘을 줘도 소변이 나오지 않게 되고 방광에 가득 찬 소변으로 아랫배가 풍선처럼 부풀면서 극심한 하복부 통증을 느끼게 된다.

급성요폐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방광염, 전립선염, 신우신염 등의 요로감염을 유발하며, 만성요폐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방광의 기능을 잃어 스스로 소변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만성콩팥병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 급성요폐의 주요원인 = 노년의 남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며 이들 중 대부분은 전립선비대증을 갖고 있다. 평소 전립선 비대증을 앓는 환자가 과음했거나 추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경우, 감기약을 복용했을 때 급성요폐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특히 감기약에 든 항히스타민제와 교감신경흥분제는 방광근육의 수축력을 저하시키고 소변이 나오는 방광입구와 전립선을 둘러싼 요도의 평활근을 수축시켜 급성요폐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감기약을 복용할 때는 반드시 전립선비대증 환자임을 알리고 항히스타민제나 교감 신경흥분제가 포함되지 않은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그 외에도 전립선암이나, 요도 협착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복용 중이던 전립선비대증 약물을 중단한 경우나 변비, 당뇨, 수술, 음주, 통증, 특정 약물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급성요폐는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여성에서도 방광염이나 과음, 출산, 수술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 급성요폐의 진단 = 급성요폐는 환자의 증상이 중요하지만, 간혹 심리적인 문제가 원인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정상인이 방광에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소변량은 450-500㏄ 정도인데 이 용량을 넘어서서도 소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라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환자의 하복부가 팽만 돼 있고 초음파 검사에서 소변이 다량으로 차 있지만, 단위 시간당 나오는 소변을 측정하는 요속검사에서 소변이 나오지 않는 경우 요폐로 진단하게 된다.

그러나 원인이 다양한 만큼 종합적인 문진과 내외과적 동반질환, 복용약물, 비뇨기과검사 등 다각적인 검사가 필요하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 치료법 = 급성요폐가 발생했을 때는 응급처치법으로 요도를 통해 도뇨관을 삽입하거나 방광에 직접 도뇨관을 삽입해 인위적으로 소변을 빼내야 한다.

이때는 방광점막 및 방광근육에 일시적인 손상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1주 정도 도뇨관을 넣어 방광이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또한 요도의 수축력을 감소시키는 전립선비대증 약을 함께 복용해야 정상적인 배뇨가 가능해진다.

배뇨장애가 심한 환자의 경우에는 방광의 수축력을 향상시키는 약 등을 추가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급성요폐에 대한 응급처치가 끝나면 원인 진단에 들어가는데, 대개의 경우 발생원인이 사라지면 정상적인 배뇨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만성적인 비뇨기과 질환으로 요폐가 발생했거나 요폐를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김영호 교수는 "치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요폐가 발생하고 나서 정상적인 방광기능이 회복되지 못해 계속 제대로 소변을 못 보는 경우"라며 "이런 경우 장기간의 약물치료와 스스로 도뇨관을 삽입해 잔뇨를 제거해야 신장손상을 막을 수 있지만, 환자들이 고통스러움 때문에 이를 거부해 병이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 일상생활 예방요령 = 밤낮의 기온차가 심해지고 감기에 걸리기 쉬운 요즘 같은 시기에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증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만일 감기약을 조제 받아야 한다면 담당의사에게 자신이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음을 사전에 설명해줘야 한다.

과도한 음주도 피하는 게 좋다. 보통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잠들게 되면 방광이 심하게 팽창돼 다음날 아침 소변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이뇨작용을 촉진하는 커피나 홍차, 콜라 등의 카페인 음료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겨울철에는 외출 시 옷을 따듯하게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온수 좌욕 등으로 수축된 전립선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것도 급성 요폐를 예방하는 방법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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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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